[유성기업에 공권력 투입] 주간 연속 2교대제 '불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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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 20% 줄어드는데…노조 "임금은 그대로 달라"
현대 · 기아자동차 한국GM 등의 완성차 생산라인을 줄줄이 멈춰 세운 부품업체 유성기업 노조의 불법 공장 점거 농성 파업은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갈등이 직접적 원인이다.
공권력 투입으로 최악의 사태는 모면했지만 주간 연속 2교대제는 올해 임단협의 큰 쟁점으로 꼽히고 있다.
주간 연속 2교대제는 주 · 야간조가 10시간(2시간 잔업 포함)씩 근무한 뒤 교대하는 지금의 근무 형태를 8시간+8시간 2개조로 바꿔 심야 근무를 없애자는 것이 핵심이다. 하루 작업시간이 4시간 줄어드는 것 외에 달라지는 것이 없어보이지만 현대 ·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는 물론 부품업체 노사는 생산량 유지와 임금 보전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대차 생산직원들은 현재 2개조가 1주일씩 주 · 야간 근무를 교대한다. 주간조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점심 1시간 포함)까지 8시간 일한 뒤 오후 5시15분부터 오후 6시50분까지 잔업을 한다. 이후 작업장 정리 등을 거쳐 야간조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야식 1시간 포함)까지 8시간 일하고 다시 6시20분부터 8시까지 2시간 잔업을 한다. 24시간 내내 공장을 가동하는 시스템이다. 다만 잔업 시간은 없어질 수 있다.
완성차와 부품사 노조가 주장하는 주간 연속 2교대제는 밤 12시 이후 작업을 없애자는 것으로 1조가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3시10분,2조가 오후 3시10분부터 오후 11시50분까지 각각 근무하게 된다. 잔업에 대해선 노조 측은 원칙적으로 없애자는 주장인 반면 회사 측은 최소한 심야 1시간 정도의 잔업은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문제의 핵심은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면 근로시간이 하루 최대 4시간,20% 정도 줄어드는데도 임금은 완전 월급제로 전환해 종전 수준으로 보장해달라는 노조 측의 무리한 요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경우 노조 요구대로 하면 생산량이 연간 26만대가량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다"며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생산성과 임금을 탄력적으로 연계할 수 없다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산업 현장에선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밤샘 근무제가 결국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추가 비용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지금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느냐다.
아산=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