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방송을 보는 것만으론 성이 안 차는 축구광들은 아침마다,주말마다 동네 곳곳의 운동장을 가득 채운다. 현재 전국축구연합회에는 6623개의 사회인 축구팀이 등록돼 있고 회원 수는 17만30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렇게 축구 열정을 불태우기 전에 '축구용품'은 얼마나 꼼꼼히 챙겼는지 꼭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툰 목수가 연장 탓 한다'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스포츠 경기에서 만큼은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축구는 운동 방향을 급전환하거나 몸싸움 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복장뿐 아니라 안전장구까지 갖추는 게 중요하다.

글로벌 스포츠 멀티숍인 '인터스포츠'와 함께 하는 스포츠용품 선택법 두 번째 시리즈는 축구 편이다. K리그 · J리그 프로선수 출신인 임경준 인터스포츠 양재점 축구담당 패션어드바이저(FA)와 함께 축구용품 선택 요령을 알아봤다.

그는 축구장비의 기본으로 축구화 스타킹 신가드 골키퍼장갑 축구공 트레이닝복 이너웨어 유니폼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경기능력과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축구화 등의 선택 요령부터 집중적으로 알아본다.

축구화에는 흔히 '징'이라고 불리는 '스터드'가 바닥에 달려 있다. 스터드는 선수들이 경기 중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바닥과 신발 밑창 사이 마찰력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축구화를 선택할 때는 그라운드의 상태를 감안해야 한다. 길고 푹신한 잔디에선 마그네슘 · 알루미늄 등 금속 재질로 된 13~15㎜ 높이의 스터드가 밑창 앞쪽에 4개,뒤쪽에 2개 박힌 '소프트 그라운드(SG)형 축구화'가 적합하다. 묵직하고 높은 스터드가 땅에 깊숙이 박혀 부드러운 잔디에서도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반면 짧고 거친 잔디에는 폴리우레탄 등 가벼운 플라스틱으로 만든 10㎜ 높이의 낮은 스터드가 12~13개 정도 박힌 '펌 그라운드(FG)형 축구화'가 좋다. 이미 지표면 마찰력이 충분히 크기 때문에 스터드가 깊이 박힐 필요가 없다.

박지성 선수도 한국과 유럽에서 각각 다른 축구화를 신는다. 잔디가 길고 푹신한 유럽 구장에선 SG형을,상대적으로 잔디가 거친 한국에서는 FG형을 고른다.


축구에 입문하는 초급자에겐 5만~8만원대의 중 · 저가 축구화가 적합하다. '나이키 티엠포 TF'(6만9000원)는 나이키 축구라인에서 가장 대중적인 제품으로,발볼이 쉽게 늘어나 상대적으로 이 부위가 넓은 동양인에게 잘 맞는다.

'미즈노 이그너스티 TF'(8만9000원)는 움직일 때 발이 뒤틀리지 않게 잡아주고,무회전 킥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기능성 축구화다.

중급자는 축구를 오랫동안 즐겨온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기 발에 잘 맞고 가격대가 10만~15만원 정도인 신발을 고르는 게 좋다. '아디다스 F30 FG축구화'(14만9000원)는 삼각형 스프린트를 이용,스피드를 잘 낼 수 있게 설계됐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아디다스 아디퓨어 4 HG+WF'(16만9000원)는 캥거루 가죽을 써서 가볍고 터치감이 좋은 게 장점이다.

좀 더 정교한 플레이를 원하는 상급자에겐 '나이키 티엠포 레이전드 2HG'(17만9000원)를 추천한다. 나이키 축구화 중 역사가 가장 오래된 제품으로,컨트롤과 킥을 할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미즈노 슈퍼소닉 웨이브 WD'(11만9000원)도 고속 드리블 시 몸의 균형을 잡아줘 중급자 이상이 선호한다.

임 FA는 "축구화는 자신의 발 사이즈보다 5㎜ 정도 큰 것을 고르는 게 좋다"며 "유럽이나 남미 등에서는 자기 발보다 적게는 5㎜,크게는 10㎜까지 크게 신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고 조언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