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또는 5년마다 보험료를 다시 정해야 하는 실손의료보험이 다음달 10% 이상 오른다. 6월 한 달 동안 만기가 돌아오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만 30만명을 넘는데다 연간 가입자 수가 400만명에 달해 보험 갱신 대란이 우려된다.

2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든 보험사는 내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실손의료 보험료를 올리기로 결정하고 각 보험사마다 구체적인 보험료 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형 손보사들은 연령대별로 평균 10% 안팎 인상하고,중소형 손보사들은 15%가량 올릴 예정이다.

실손의료 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산출 기준이 되는 보험개발원의 참조요율이 6월부터 인상돼 적용되는데다 가입자 연령이 올라가면서 질병 등에 걸릴 가능성이 커져 '위험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위험률에 따라 보험료를 결정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올라간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비율인 손해율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진단비 수술비 입원일당 등의 지출이 당초 예상보다 많았다는 얘기다. 대형 손보사들은 최근 손해율이 80% 중반에 이르고 중소형사들은 100%를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별,상품별,보장내역별로 세부적인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두 자릿수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년 또는 5년 동안의 손해율을 반영해 보험료를 재산정하는 기존 계약자들의 부담이 신규 가입자들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며 실손의료보험 갱신 대란을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보험료마저 큰 폭으로 오르게 돼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에 민원이 쏟아지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