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기업들은 하나같이 소비자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 소비자 신뢰가 두터운 기업들은 웬만한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지만,그렇지 못한 기업은 사소한 사안에도 시장 점유율이 뚝 떨어지는 충격을 받는 탓이다.

기업들이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2009년 10월 삼성전자가 실시한 냉장고 21만대 리콜은 소비자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한 대표적인 경영행위로 꼽힌다.

국내 소비재 업체 가운데 중국에서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오리온.이 회사도 1990년대 중반 진출 초기에 불량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대거 수거,대리점주와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줬던 게 이른 시일 안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계속된 제품 관리의 문제와 서비스 미비로 인해 선두권에서 밀려나는 업체들도 많다. 처음 문제가 생겼을 때는 고객 이탈 정도가 미미하지만,같은 문제가 2~3차례 이어질 경우 등을 돌리는 소비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기업 신뢰는 고객 충성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단순한 기업 평판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게 통설이다. 같은 판촉비를 사용하더라도 신뢰도가 높은 기업의 마케팅 효과가 더 크고, 매출 증가 속도가 더 빠른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소비자포럼은 소비자들의 기업 신뢰지수를 산출,'2011 한국 소비자의 신뢰기업대상' 수상업체 27개사를 선정했다.

제품 및 서비스 품질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고객만족정책 등을 통해 소비자와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라고 소비자포럼 측은 밝혔다. 3년 이상 연속으로 뽑힌 기업도 11개에 달한다. 이들 기업은 소비자 마음 속에 대표적인 신뢰기업으로 자리잡았음을 의미한다.

업체별로 보면 글로벌 외식업체로 변신하고 있는 놀부NBG와,'생활 속의 행복'을 기치로 고객만족정책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종합유통기업 하이리빙은 8년 연속 수상업체로 뽑혔다.

'1318 세대'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해 학생복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아이비클럽,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품질관리를 통해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는 연세대학교 연세우유,고객맞춤형 마케팅으로 '미시'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패션그룹형지 등은 7년 연속으로 신뢰기업대상을 안았다.

설립 이후 70년 동안 약품 개발의 외길을 걸으며 많은 스테디셀러 제품을 확보한 일동제약,국내 대표적인 채용 포털인 인크루트도 7년 연속 수상자그룹에 포함됐다.

국내 패션아울렛의 대명사인 마리오와 세계 처음으로 초소형 얼음정수기 '이과수 얼음정수기 mini'를 내놓은 청호나이스는 6년째 대표 신뢰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브랜드 출범 26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매장 리뉴얼에 나선 샤트렌은 4년 연속 수상했다.

설립 이념인 '성실 · 박애 · 봉사'를 바탕으로 여성 리더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수원여자대학은 3년째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신용카드 선두업체인 신한카드,베이커리 프랜차이즈 1위 업체인 파리크라상,온라인 대입교육 간판주자인 스카이에듀,국내 토종 브랜드로 3년 만에 500호점을 돌파한 커피전문점 카페베네 등이 2년 연속 수상했다.

해피랜드,신한생명보험,경기도시공사,인천광역시 서구시설관리공단,울산광역시 시설관리공단,그래미,박승철헤어스투디오,쥬비스,아쿠아픽 등은 올해 새로 신뢰기업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신뢰기업 및 기관 가운데 소비자포럼과 자문위원단의 추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특별상을 받았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