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IFRS 도입 이른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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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투명성 국제신뢰 제고 기회…지도위주 감독체제 당분간 필요
올해는 우리나라가 국제회계기준(IFRS)을 전면 도입하는 첫해다. 2007년에 도입 결정을 한 이후 4년간 준비를 거쳐서 상장기업이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그동안 IFRS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 기업과 회계법인,감독기관,회계기준원 등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아무래도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회계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인원과 비용이 들었고, IFRS의 번역을 비롯해 국제기준에 걸맞은 감독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러기 때문에 IFRS 도입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미 1분기 보고서가 작성되는 이 시점에도 IFRS에 대한 불평과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가 무슨 이유로 IFRS 도입을 서두르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회계투명성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매우 낮은 편에 속해 왔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의 주가가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까지 생겨나게 됐다. 회계정보 이용자 입장에서는 정보의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IFRS를 적용한 기업의 회계정보가 훨씬 신뢰성과 유용성이 높은 것이기에 IFRS의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럽연합(EU)과의 FTA 체결에 반대하는 여론도 있지만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이나 중국에는 한 · EU FTA 체결이 매우 부럽고 위협적인 것과 마찬가지로,우리보다 IFRS 도입이 늦은 일본이나 주변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IFRS 도입이 매우 부러운 것이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IFRS를 도입한 국가들의 경우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였고,또한 기업의 자본비용이 감소하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IFRS의 도입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똑같이 올해부터 IFRS를 도입하는 캐나다의 경우에도 이웃 나라인 미국도 채택하지 않고 있는 IFRS를 왜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만이 기업들로부터 제기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캐나다의 감독기구에서는 그들의 회계기준이 미국처럼 국제적으로 선도적인 위치에 있는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기준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회계기준을 제정한 나라이고 전 세계 회계기준의 롤모델 역할을 해온 나라이기 때문에 국제회계기준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에 대해 무척 당황스럽고도 못마땅해 한다. 미국이 IFRS를 채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캐나다나 우리나라도 채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논리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도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IFRS를 이미 허용한 바 있고 자국기업의 IFRS적용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이제는 4년 전의 IFRS 도입 결정에 대한 비판이나 불평을 할 때라기보다는 우리 모두의 중지를 모아 IFRS의 성공적인 정착을 이뤄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 도입 초기에는 IFRS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적극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고,처벌보다는 지도 위주의 감독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 그동안 회계정보의 주도적인 이용자이면서도 소극적으로 임해왔던 은행이나 기관투자가들과 같은 정보이용자들도 적극적인 연구와 노력을 통해 IFRS 재무정보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 주었듯이 우리 모두 힘써 노력하게 되면 전 세계에 IFRS의 적용에 있어서 모범국가라는 명성을 휘날릴 수도 있을 것이다.
김지홍 < 연세대 경영학 교수 / 한국회계학회회장 >
그동안 IFRS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 기업과 회계법인,감독기관,회계기준원 등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아무래도 새로운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회계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인원과 비용이 들었고, IFRS의 번역을 비롯해 국제기준에 걸맞은 감독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러기 때문에 IFRS 도입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미 1분기 보고서가 작성되는 이 시점에도 IFRS에 대한 불평과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가 무슨 이유로 IFRS 도입을 서두르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회계투명성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매우 낮은 편에 속해 왔다.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의 주가가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까지 생겨나게 됐다. 회계정보 이용자 입장에서는 정보의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IFRS를 적용한 기업의 회계정보가 훨씬 신뢰성과 유용성이 높은 것이기에 IFRS의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럽연합(EU)과의 FTA 체결에 반대하는 여론도 있지만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이나 중국에는 한 · EU FTA 체결이 매우 부럽고 위협적인 것과 마찬가지로,우리보다 IFRS 도입이 늦은 일본이나 주변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IFRS 도입이 매우 부러운 것이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IFRS를 도입한 국가들의 경우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였고,또한 기업의 자본비용이 감소하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IFRS의 도입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똑같이 올해부터 IFRS를 도입하는 캐나다의 경우에도 이웃 나라인 미국도 채택하지 않고 있는 IFRS를 왜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만이 기업들로부터 제기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캐나다의 감독기구에서는 그들의 회계기준이 미국처럼 국제적으로 선도적인 위치에 있는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기준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회계기준을 제정한 나라이고 전 세계 회계기준의 롤모델 역할을 해온 나라이기 때문에 국제회계기준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에 대해 무척 당황스럽고도 못마땅해 한다. 미국이 IFRS를 채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캐나다나 우리나라도 채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논리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도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IFRS를 이미 허용한 바 있고 자국기업의 IFRS적용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이제는 4년 전의 IFRS 도입 결정에 대한 비판이나 불평을 할 때라기보다는 우리 모두의 중지를 모아 IFRS의 성공적인 정착을 이뤄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 도입 초기에는 IFRS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적극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고,처벌보다는 지도 위주의 감독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 그동안 회계정보의 주도적인 이용자이면서도 소극적으로 임해왔던 은행이나 기관투자가들과 같은 정보이용자들도 적극적인 연구와 노력을 통해 IFRS 재무정보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 주었듯이 우리 모두 힘써 노력하게 되면 전 세계에 IFRS의 적용에 있어서 모범국가라는 명성을 휘날릴 수도 있을 것이다.
김지홍 < 연세대 경영학 교수 / 한국회계학회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