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 거부들이 최근 런던의 부동산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고 독일 일간 디벨트가 25일 보도했다.

디벨트에 따르면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재정위기를 겪는 남유럽 국가의 거부들이 자산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있으며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영국이 자산 도피처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런던 외곽 고급 주택가인 메이페어와 벨그라비아 지역 부동산에 도피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미 러시아와 인도,중동 부호들의 집단 거주지가 형성된 이 지역 부동산에 올 들어 남유럽 자금이 가세한 것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사빌에 따르면 런던 주변 고급 주택 단지의 외국인 구입 비율은 지난해 11%에서 올해 14%대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 주택 구매자 중 스페인과 이탈리아,그리스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5%에서 36%로 크게 올랐다. 특히 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 3개국 출신 주택 구매자들은 1500만파운드(266억원) 이상 고가 주택 거래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500만~1500만파운드 규모 고급 주택 거래의 43%도 이들 3개국 출신이 점령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이 지역에 그리스 유수의 선박가문 재벌들과 스페인의 유통거인 인디텍스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프로축구 구단 레알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 등 유명 인사들이 저택을 마련한 점도'PIGS' 거부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욜란데 반스 사빌 대표는 "런던 외곽 고급 주택을 구매하는 남유럽 출신 인사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유로화에 비해) 파운드화의 안정성이 최근 두드러지는 점도 재정위기 국가 출신 거부들에겐 긍정적으로 보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