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개 女브랜드 백화점 입점 '서바이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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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百 '입점 테스트' 가보니
외부평가단 14명 참여…하위 10~20% 탈락
어깨 살린 블라우스 등 볼륨 강조한 제품 많아
외부평가단 14명 참여…하위 10~20% 탈락
어깨 살린 블라우스 등 볼륨 강조한 제품 많아
"저희 제품은 30~40대 일하는 여성을 겨냥한 트렌디한 정장 브랜드입니다. " "우리 브랜드는 40~50대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패셔너블한 시니어를 위해 볼륨감을 살린 디테일이 특징입니다. "
올 가을 현대백화점에 입점시킬 여성복 브랜드를 결정하는 품평회가 열린 지난 24일 현대백화점 천호점 13층 루비홀.본지 기자는 패션 전문교육기관 에스모드 서울의 홍인수 교무처장 등 패션 전문가 13명과 함께 외부 평가단으로 참여했다.
이번 평가는 28개 여성 디자이너 · 시니어 · 모피 · 캐주얼 브랜드 및 속옷 브랜드와 이름을 가린 블라인드 테스트용 단품 25개 등 총 53개 브랜드에 대해 이뤄졌다. 회사마다 대표적인 제품을 전시하고 사장이나 디자이너가 브랜드 컨셉트와 특징,마케팅 전략 등을 설명하기 위해 긴장한 표정으로 참석했다. 어떤 브랜드는 제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모델까지 동원해 다른 브랜드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평가항목은 △상품 차별화 △브랜드 포지셔닝 △상품력 △영업력 및 마케팅 능력으로, 항목마다 0점에서 25점까지 5점 단위로 표기하는 방식이었다. 브랜드 포지셔닝의 경우 트렌디 · 베이식 기준으로 나눠 정확히 이뤄졌는지 판단했고,상품력은 디자인 · 패턴 · 소재 등을 살폈다. 영업력은 해당 브랜드 사장과 직원에게 직접 물어봐야 했다. 53개 브랜드를 다 돌아보고 평가하는 데 꼬박 2시간30분가량 걸렸다.
염지훈 현대백화점 여성의류팀 바이어(과장)는 "단품 중에는 이미 입점한 브랜드도 있는데 평가단의 점수를 보고 어떤 브랜드는 빼고 어떤 브랜드는 새로 들여올지를 결정하기 위해 블라인드 방식으로 테스트했다"며 "이번 품평회는 패션 전문가이자 소비자인 외부 전문가 14명을 처음으로 평가단에 포함시켜 객관적으로 입점을 결정하려고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품평회에는 다른 백화점에 입점한 동우모피를 비롯해 디자이너 정승희 · 이문희 · 유옥경 씨 등의 제품과 외국 브랜드인 '베베' '데이' '케이트 스페이드' '호스' 등이 참여했다.
정승희 디자이너는 올 가을 · 겨울 상품으로 볼륨감 넘치는 디자인을 대거 선보였다. 어깨를 풍성하게 살린 도톰한 면 소재의 블라우스,손목을 강조한 재킷,하트 모양 가죽 가방 등이 평가단의 눈길을 끌었다. 정 디자이너는 "패션쇼에서만 선보였던 디자이너 감각의 제품들인데 여기에 평소에 입을 수 있는 요소를 더해 이번에 처음으로 소매점에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문희 · 유옥경 씨 등은 40~60대를 겨냥한 시니어 브랜드로,통이 넓어 사이즈가 하나뿐인 판초 스타일의 블라우스와 주름을 많이 넣은 스커트 등을 신제품으로 내놨다. 외국 브랜드들도 라인을 강조하면서 볼륨감을 살린 디자인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현대백화점은 품평회 결과를 바탕으로 내달 중 내부 회의를 거쳐 하위 10~20%를 탈락시킨 뒤 최종 입점 브랜드를 선정,오는 7~8월께 여성복 매장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