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너무 진보적인 법해석을 한다는 이유로 상원 인준을 저지해온 40세의 아시아계 연방판사 지명자가 결국 자진해서 사퇴했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제9 순회항소법원 판사로 지명된 대만계 굿윈 류 UC버클리 법대교수는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조만간 인준 가부표결 가능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지금이 내 가족과 나의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울 때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상원이 류 지명자의 인준 가부표결에 들어가기 위한 토론 종결투표를 했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명한 연방판사가 공화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로 인준이 무산되기는 처음이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류 지명자를 인준하면 이미 진보적인 색채가 강한 제9 순회항소법원에 헌법상 권리를 확대해석하는 관점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은 특히 류 지명자가 항소법원판사를 거쳐 언젠가 민주당 대통령에 의해 대법원 판사로 지명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6일 지적했다.

미국의 진보적인 단체와 아시아계 인권단체들은 백악관이 지난해 2월 지명한 류교수에 대한 조속한 인준을 강하게 주장해왔으나 결국 공화당의 `보수벽'을 넘지 못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