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무료 인터넷 전화(mVoIP)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뽑는 공고를 냈다. mVoIP는 인터넷이나 무선 데이터통신을 이용해 음성통화 화상회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서비스다. 통상 무료나 현저하게 낮은 가격으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통신업계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공적'으로 지목된다. 최근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최대 mVoIP 업체 스카이프를 85억달러(9조3000억원)에 전격 인수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융합 전략 가속화

국내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가 어떤 의도로 이 분야 전문가를 뽑으려고 하는 것일까. 최근 SK텔레콤이 채용공고를 낸 100명의 '슈퍼급' 연구인력 전문 분야를 보면 이동통신은 그다지 많지 않다. 총 42곳의 채용 분야 중 차세대 이동통신 쪽은 4곳에 불과했다. 대신 무료 인터넷 전화를 비롯해 클라우드 컴퓨팅,텔레매틱스,유전체 분석,지능형 영상보안,텍스트 분석,소셜 네트워크 분석,콘텐츠 개인화,인터넷방송 서비스 등 최근 뜨고 있는 신기술 분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계는 미래 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한 SK텔레콤이 '탈(脫)통신' 화두를 앞세워 다양한 신사업과 융합 서비스 전략을 펼치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자동차에 정보기술(IT) 기기와 이동통신을 결합하는 텔레매틱스의 경우 전자 장비 설계 경험 보유자와 완성차 업체 근무 경력자를 뽑겠다고 나섰다. 단순히 차량 내에 장착한 내비게이션 기기 등을 통해 자사 서비스를 공급하는 단계를 넘어 자동차 전장 설계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소셜 전문가도 영입

SK텔레콤의 약점으로 지적받아 온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인력이 대거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하면서 확보한 대규모 컴퓨터 시설을 활용,유전체 정보 분석 사업도 본격적으로 전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CCTV 등에 찍힌 영상정보를 분석해 물리적인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지능형 영상 보안' 분야 인력도 뽑는다.

콘텐츠 사업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읽을 수 있다. 'PM(개인 미디어 · personal media) 개인화 기획'으로 소개한 채용 분야는 최근 시작한 N스크린 서비스 '호핀' 등 각종 콘텐츠를 이용자 성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뜻이다.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개발 인력도 확충한다. 이 분야 지원자는 개인화 · 인공지능 분야 현장 경험이 필수다.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1인 인터넷방송 미디어 구축 인력도 뽑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분야 전문인력도 채용 대상에 올랐다.

결국 이처럼 다양한 인력군에 무료 인터넷전화 전문가를 포함시킨 것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짜는 과정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뽑는 인력은 전자공학 전기공학 컴퓨터 관련 전공자로 해당 분야에서 5년 이상 직무 경험이 있어야 한다. 영어능력은 중급 수준 이상이어야 하고 박사학위자는 우대하기로 했다. 현장에 바로 투입해 주요 업무를 맡길 만한 인력을 뽑겠다는 의미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