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는 주도주였던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에 집중됐다. 주가가 오르는 동안 개인들의 관심이 집중된 종목도 많아 주가 급락에 가슴을 졸인 투자자들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매도로 단기 추세가 무너지기는 했지만 다행히 낙폭 과대주들은 반등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크게 오르는 법.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오른 종목 '일단 팔자'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OCI로 한 달 새 1조309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말 65만원을 넘보던 주가는 30% 가까이 급락해 46만원대로 주저앉았다. 폴리실리콘제조업체인 OCI는 랩어카운트 등을 통해 일부 투자자문사가 매수한 종목으로 알려지면서 개인들의 추종 매매가 많았던 종목 중 하나다.

외국인은 또 줄곧 '러브콜'을 보냈던 현대차(4234억원) 현대모비스(3007억원) LG화학(2975억원) 등을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김경덕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한국 관련 펀드에서 일부 자금이 빠져 나가면서 외국인들이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하기 위해 많이 오른 종목부터 먼저 매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와우넷 전문가인 권정호 모아인베스트 대표는 "일본 대지진을 기회로 한국 증시에 유입됐던 유럽계 자금이 단기 수익을 올리고 빠져 나간 것"이라며 "이 같은 단기 헤지성 자금의 유출은 일단락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낙폭 과대주 반등 기대

지난 26일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는 동안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도 이들 '차 · 화 · 정' 종목이다. 11거래일 만에 복귀한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담은 종목 역시 현대차 기아차 LG화학 현대모비스 순이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고유가 등 악화된 대외 환경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는 올해 8%가량 늘어날 전망"이라며 "단기 주가조정으로 저가매력이 살아난 자동차 정유 조선 태양광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매도가 오히려 주도주들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세를 중시하는 강준혁 대표는 "외국인이 매수했던 종목 중 대부분은 기관이 동반 매수했던 종목"이라며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사들이는 종목은 외국인이 팔아도 중장기 흐름이 깨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외국인 매수가 회복되면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 공매도가 많았던 종목은 '숏커버링(환매수)' 유입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불안할 땐 내수주 · 금융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주도주에 대한 차익실현이 일단락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에서 인내를 갖고 보유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주도업종 내에서 외국인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일부를 손절매해 매도 압력이 덜하고 반등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옮겨타 손실을 만회하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또 외국인들의 추세 복귀를 기다리는 동안 높아진 증시 변동성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일부 내수주와 은행 · 보험주의 비중을 늘려두라는 조언이다. 하락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한 이들 종목이 당분간 증시가 방향성을 타진하며 횡보하는 동안에도 좋은 투자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 보험주는 내달 금리인상 시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