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정책대결을 펼친다. 여야의 유력 대권 주자들이 같은 상임위에서 속함에 따라 사실상 대선을 앞두고 정책 전초전이 예상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7일 "손 대표가 공석으로 남아 있던 기재위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기재위에는 박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보건복지위에서 옮겨와 활동하고 있다. 지난 4 · 27 재 · 보선에서 9년 만에 '배지'를 달아 국회에 들어온 손 대표는 당초 과거 국회의원 시절 경험해보지 못한 교육과학위원회를 원했으나 조정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위는 손 대표가 14~16대 시절 줄곧 맡아왔던 상임위다. 사실상 '친정 상임위'로 복귀한 셈이다. 손 대표 측은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다른 상임위를 고려했으나 결국 전문 상임위로 돌아왔다"며 "경제정책에 대한 대표의 소신을 보여주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재정부 한국은행 등을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기재위는 거시경제정책을 다루는 상임위다. 박 전 대표가 지난해 기재위로 옮겨온 배경에는 내년 대선에서 경제정책이 주요 쟁점이 될 것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는 후문이다.

당장 현안인 감세 철회 부분을 두고 두 사람 간 입장차가 뚜렷하다. 손 대표가 2012년 예정인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 구간 감세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박 전 대표는 법인세는 예정대로 감세하고 소득세만 추가 감세를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