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태양전지 사업 SDI 이관] 이건희 회장 "5大 미래사업 더 빠르게 결단하고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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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 기대 못미친 '속도'에 특단의 조치
다른 新사업도 언제든 '조정 대상' 긴장 심어
다른 新사업도 언제든 '조정 대상' 긴장 심어
삼성이 27일 삼성전자가 맡고 있는 태양전지 사업을 삼성SDI에 넘기기로 결정한 것은 이건희 회장이 요구한 '스피드'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남보다 먼저 생각하고 앞서 움직여 새로운 사업,새로운 제품이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주문이었는데,태양전지 사업은 예상보다 더딘 모습을 보였고 결국 '사업 이관'이라는 특단의 조치가 나왔다는 얘기다. 사업 조정에는 그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회장은 올 신년사를 통해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10년 안에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위기감을 표출한 뒤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창의력과 스피드가 살아넘치는 기업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발표한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2차전지,발광다이오드(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5개 신수종 사업과 관련,빠른 결단과 집중을 주문한 것이라는 게 삼성 측 해석이다. ◆이 회장이 빼든 리스트럭처링의 칼
그룹 수뇌부가 지난달 말 태양전지 사업의 진로를 놓고 고심에 들어간 뒤 2차전지,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다른 신수종 사업 추진을 맡은 계열사들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추진하던 미래 사업을 다른 계열사에 넘기도록 한 것 자체가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다. 다른 신수종 사업도 언제든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 사업 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분위기다.
이 회장이 지난달 21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으로 2년6개월 만에 첫 출근한 후 해외 출장이 없을 때면 화요일과 목요일에 집무실에 정기 출근하는 것도 삼성의 미래가 걸린 신수종 사업을 직접 챙기며 그룹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신년사를 보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어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기꺼이 협력하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창의성과 스피드를 강하게 주문했다"며 "이 같은 당부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정기 출근과 무관치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태양전지 사업 어떻게 되나
삼성은 그동안 태양전지 셀 · 모듈은 삼성전자,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은 삼성정밀화학,태양광 발전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나눠 맡는 수직 계열화를 추진해 왔다. 2009년 삼성전자 LCD사업부 산하에 광에너지사업팀을 신설하며 시작한 핵심 사업인 셀 · 모듈이 만족할 만한 기술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로드맵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태양전지 셀 경쟁력은 햇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광변환 효율에 따라 좌우된다. 삼성전자는 연구 · 개발 라인에서 20%대의 효율을 내고 있으나 생산 단계에서 효율이 2~3%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경쟁사들이 20% 안팎의 효율을 가진 셀을 생산하는 데 비해 경쟁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것은 고사하고 국내 경쟁사를 따라잡기도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배경이다.
삼성SDI는 태양전지 사업 인수와 관련,"에너지 전문기업으로서 태양전지 사업이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이 크다"며 "그룹 내 에너지 관련 사업을 일원화해 경영 효율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전체 사업에서 태양전지 비중이 100분의 1이라면 삼성SDI에서 전지는 2분의 1"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누가 더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지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조정 이후 삼성의 태양광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인력과 장비가 그대로 넘어가지만 기존 사업 전반을 재점검하는 과정부터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룹 전체의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도 당분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정밀화학이 진출해 있는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태양전지 시장도 글로벌 10대 기업 중 7개가 중국과 대만 기업일 만큼 중화권의 시장 선점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이 회장은 올 신년사를 통해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10년 안에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며 위기감을 표출한 뒤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창의력과 스피드가 살아넘치는 기업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발표한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2차전지,발광다이오드(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5개 신수종 사업과 관련,빠른 결단과 집중을 주문한 것이라는 게 삼성 측 해석이다. ◆이 회장이 빼든 리스트럭처링의 칼
그룹 수뇌부가 지난달 말 태양전지 사업의 진로를 놓고 고심에 들어간 뒤 2차전지,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다른 신수종 사업 추진을 맡은 계열사들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추진하던 미래 사업을 다른 계열사에 넘기도록 한 것 자체가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다. 다른 신수종 사업도 언제든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 사업 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분위기다.
이 회장이 지난달 21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으로 2년6개월 만에 첫 출근한 후 해외 출장이 없을 때면 화요일과 목요일에 집무실에 정기 출근하는 것도 삼성의 미래가 걸린 신수종 사업을 직접 챙기며 그룹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신년사를 보면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어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기꺼이 협력하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창의성과 스피드를 강하게 주문했다"며 "이 같은 당부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정기 출근과 무관치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태양전지 사업 어떻게 되나
삼성은 그동안 태양전지 셀 · 모듈은 삼성전자,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은 삼성정밀화학,태양광 발전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나눠 맡는 수직 계열화를 추진해 왔다. 2009년 삼성전자 LCD사업부 산하에 광에너지사업팀을 신설하며 시작한 핵심 사업인 셀 · 모듈이 만족할 만한 기술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로드맵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태양전지 셀 경쟁력은 햇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광변환 효율에 따라 좌우된다. 삼성전자는 연구 · 개발 라인에서 20%대의 효율을 내고 있으나 생산 단계에서 효율이 2~3%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경쟁사들이 20% 안팎의 효율을 가진 셀을 생산하는 데 비해 경쟁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것은 고사하고 국내 경쟁사를 따라잡기도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배경이다.
삼성SDI는 태양전지 사업 인수와 관련,"에너지 전문기업으로서 태양전지 사업이 기존 사업과의 연계성이 크다"며 "그룹 내 에너지 관련 사업을 일원화해 경영 효율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전체 사업에서 태양전지 비중이 100분의 1이라면 삼성SDI에서 전지는 2분의 1"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누가 더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지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조정 이후 삼성의 태양광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인력과 장비가 그대로 넘어가지만 기존 사업 전반을 재점검하는 과정부터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룹 전체의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도 당분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정밀화학이 진출해 있는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태양전지 시장도 글로벌 10대 기업 중 7개가 중국과 대만 기업일 만큼 중화권의 시장 선점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