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ㆍ동양건설 모두 '법정관리'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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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ㆍ신한 은행장, 자금지원 이견 못좁혀
동양 "사재 출연 불가"ㆍ삼부 "은행 간섭말라"
동양 "사재 출연 불가"ㆍ삼부 "은행 간섭말라"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을 찾았다.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둘러싼 갈등을 풀어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서로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행장은 "신한은행이 동양건설을 먼저 지원하라"고 주장했고 서 행장은 "헌인마을 대주단 주관사인 우리은행이 책임져야 한다"고 맞섰다. 두 은행이 '마지막 협의'에 실패하면서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은 모두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동양건설 법정관리 확정적"
서 행장은 기자와 만나 "최대공약수를 찾아야 하는데 어렵다. 동양건설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동양건설 측과 수 차례 협의했는데 진전된 게 아무 것도 없다"며 협상이 사실상 종료됐음을 시사했다.
최윤신 동양고속건설그룹 회장은 사재를 출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신한은행 측에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자회사인 동양고속운수의 보증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동양건설이 추가로 담보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신한은행 측 입장이다. 동양건설은 이미 담보가 잡혀있는 매출채권을 제외하고 자산을 갖고 있지 않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며 "법정관리가 반드시 나쁜 선택은 아니다"고 전했다.
동양건설에 대한 법정관리는 다음주 초 확정될 전망이다. 법정관리 승인이 떨어지면 동양건설은 논란이 돼온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포함한 모든 채무를 당장 갚지 않아도 된다. 관계인집회 결과에 따라 별도 회생계획을 추진하거나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삼부토건 "은행 경영간섭하지 말라"
동양건설에 대한 법정관리가 굳어지면서 다급해진 쪽은 삼부토건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발행한 헌인마을 ABCP 2100억원을 혼자 처리해야 해서다.
하지만 삼부토건과 우리은행 간 협상 역시 진척되지 않고 있다. 삼부토건이 요청하는 신규 자금은 7500억원 규모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대주단이 6개월 이내 조건만 철회했을 뿐 르네상스호텔 매각을 전제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또 신규 자금을 집행할 때마다 워크아웃 기업처럼 은행 승인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내주는 게 아니라 매각을 전제로 빌려주는 것은 전례가 드문 데다 은행으로부터 일일이 경영 간섭을 받을 수는 없다는 게 삼부토건의 얘기다.
ABCP 문제에 대해선 삼부토건과 우리은행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관건은 개인투자자들의 동의 여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돌아온 헌인마을 ABCP 50%를 상환해 주고 나머지는 보증을 전제로 연장하되 이자는 동양건설이 부담하는 쪽으로 협의 중"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삼부토건 역시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건설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ABCP 투자자들은 더 큰 손실을 보게 된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동양건설 법정관리 확정적"
서 행장은 기자와 만나 "최대공약수를 찾아야 하는데 어렵다. 동양건설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동양건설 측과 수 차례 협의했는데 진전된 게 아무 것도 없다"며 협상이 사실상 종료됐음을 시사했다.
최윤신 동양고속건설그룹 회장은 사재를 출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신한은행 측에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자회사인 동양고속운수의 보증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동양건설이 추가로 담보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신한은행 측 입장이다. 동양건설은 이미 담보가 잡혀있는 매출채권을 제외하고 자산을 갖고 있지 않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며 "법정관리가 반드시 나쁜 선택은 아니다"고 전했다.
동양건설에 대한 법정관리는 다음주 초 확정될 전망이다. 법정관리 승인이 떨어지면 동양건설은 논란이 돼온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포함한 모든 채무를 당장 갚지 않아도 된다. 관계인집회 결과에 따라 별도 회생계획을 추진하거나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삼부토건 "은행 경영간섭하지 말라"
동양건설에 대한 법정관리가 굳어지면서 다급해진 쪽은 삼부토건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발행한 헌인마을 ABCP 2100억원을 혼자 처리해야 해서다.
하지만 삼부토건과 우리은행 간 협상 역시 진척되지 않고 있다. 삼부토건이 요청하는 신규 자금은 7500억원 규모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대주단이 6개월 이내 조건만 철회했을 뿐 르네상스호텔 매각을 전제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또 신규 자금을 집행할 때마다 워크아웃 기업처럼 은행 승인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내주는 게 아니라 매각을 전제로 빌려주는 것은 전례가 드문 데다 은행으로부터 일일이 경영 간섭을 받을 수는 없다는 게 삼부토건의 얘기다.
ABCP 문제에 대해선 삼부토건과 우리은행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관건은 개인투자자들의 동의 여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돌아온 헌인마을 ABCP 50%를 상환해 주고 나머지는 보증을 전제로 연장하되 이자는 동양건설이 부담하는 쪽으로 협의 중"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삼부토건 역시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건설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ABCP 투자자들은 더 큰 손실을 보게 된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 설명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