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인생의 정답을 가르쳐주기보다는 각종 자극을 통해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려고 노력합니다. 미술도 마찬가지죠.다양한 사물을 보고 생각의 폭을 넓히면서 자극을 받는 게 좋거든요. "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는 서양화가 임근우 씨(51 · 강원대 교수)는 "사물을 많이 보고,세상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많이 그려봐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임씨는 기암 절벽과 진분홍 꽃다발이 뿔처럼 솟아난 동물,다완,중절모 등을 소재로 '현대의 무릉도원'을 묘사해 왔다. 1995년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 이명박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할 때 선물로 그의 작품을 전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름다운 이상향'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말과 젖소를 합성한 동물의 뿔과 그 위에서 피어난 복숭화꽃을 그린 '고고학적 기상도'(사진) 시리즈 20여점을 걸었다. 고인돌 사랑으로 시작된 고고학과 김동완 통보관의 일기예보에서 모티브를 얻은 기상예보 등 유년시절의 추억을 담아낸 작품들이다.

"어린 시절 집 인근의 고인돌을 벗삼아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고인돌에 누워보기도 하고 위에 올라가서 엎드려보기도 하며 고대 인류의 생활을 상상했죠."

그는 "1990년 첫 개인전 이후 20년 이상 '고고학적 상상력'이란 주제로 작업을 해왔다"며 "수 만년 전 인간의 모습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파고든 게 작업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내달 4일까지.(02)549-311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