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 디자인 차별화 등 공급 과잉 대비해야"
◆임대형이 57% 차지
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받는 대신 직접 짓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인 · 허가를 받은 도시형 생활주택의 57%가 임대형이다. 건설사나 부동산개발회사가 분양을 위해 지은 도시형 생활주택보다 지주가 월세 수입을 겨냥해 지은 도시형 생활주택이 더 많다.
서울시 관계자는 29일 "일본 네덜란드 등 선진국에서도 주인이 자기 땅에 건물을 짓는 게 일반적인 임대주택 공급 방식"이라며 "부동산으로 시세 차익을 내기가 어려워지고 1~2인 가구가 늘어나자 지주들이 선진국처럼 수익형으로 보유 부동산을 바꿔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형이 분양형보다 나은 점은 건축 원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분양형은 시행사의 이익이 분양가에 포함되는 탓에 비쌀 수밖에 없다.
또 주차장 부족,유지 · 보수 소홀 등으로 인한 슬럼화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선진국 사례를 보면 임대주택의 성패는 건물 완공 이후의 임대관리에서 결정된다"며 "분양형의 경우 개발업체가 분양을 완료한 뒤 떠나버리면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거환경도 상대적으로 쾌적하다. 임대형은 주로 주택가(2종 일반주거지역 또는 3종 일반주거지역)에 20~30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분양형은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 50가구 이상으로 건축하는 게 일반적이다.
◆공급 과잉 상황까지 고려해야
소형주택업계에 따르면 임대형 도시형 생활주택을 짓는 이들 중에는 직장에서 물러난 고령자가 많다. 임대수익을 통해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받으려는 이들이다. 서울 시내 도시형 생활주택의 평균적인 임대료는 전용 15~16㎡ 기준으로 월 50만~60만원 선이다. 자기 땅에다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으면 연 25% 안팎,땅을 매입해서 건축하면 연 6~8%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런 수익률이 앞으로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2000년대 초반 다세대주택의 주차장 요건을 강화(가구당 1대)한 여파가 지속되면서 지금은 소형주택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러나 2009년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주차장 요건을 가구당 0.2~0.5대로 완화한 이후 소형주택 공급이 빠르게 늘고 있어 몇 년 안에 공급 과잉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 상태에서도 공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주택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참신한 디자인을 적용해 외관을 차별화하거나 남다른 유지 ·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임차인들이 우선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형주택 개발 전문인 수목건축의 서용식 사장은 "주인 가구의 거주가 가능해지고 칸막이를 둘 수 있는 등 규제 완화에 따라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이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며 "방의 크기를 다양화하는 등 공급 과잉 상태까지 염두에 두고 집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본에선 세입자 모집이 80% 이상 온라인에서 이뤄진다"며 "브랜드 파워를 가진 임대관리 회사에 세입자 모집,유지 · 보수 등 임대 관리를 위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