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가 11개월 만에 곡물 수출을 재개한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오는 7월1일부터 곡물 수출 금지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곡물 수출 재개로 국제 밀 가격이 최고 7%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수출을 중단했다. 50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곡물 수확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곡물 수확량은 전년 대비 37% 줄어든 6090만t에 그쳤다.

하지만 올 들어 작황이 개선되면서 러시아 내 곡물 재배 면적은 지난해에 비해 10% 늘었다. 재고는 올 들어 이미 600만t을 넘어섰다. 러시아 농무부는 올해 곡물 수확량 전망치도 종전의 7800만~8300만t에서 최근 8000만~8500만t으로 높여 잡았다.

이 같은 곡물 수확 증가세가 푸틴 총리가 당초 계획보다 빨리 수출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배경이라고 AFP는 분석했다. 푸틴 총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011년 여름에도 곡물 수출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는 오는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1000만t의 밀을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400만t을 수출한 것에 비해 2배 이상 늘리는 셈이다.

향후 국제 곡물 가격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알렉산데르 코르부트 러시아곡물협회 부회장은 "러시아의 수출 재개로 국제 밀 가격은 5~7%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드미트리 릴코 모스크바농산물시장연구소 사무총장은 "유럽의 기후 사정이 좋지 않아 곡물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이 곡물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예년 수준으로 곡물 가격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