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언투어 메이저대회인 BMW PGA챔피언십(총상금 450만유로)에 출전한 노승열(20)이 한 홀에서 11타를 치는 수모 끝에 커트 탈락했다.

노승열은 2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서리의 웬트워스CC(파71 · 길이 7261야드)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18번홀(파5 · 539야드)에서 볼을 물에 세 차례 빠뜨리며 '9온2퍼트'로 11타를 쳤다. 지난달 케빈 나가 미국 PGA투어 발레로텍사스오픈 1라운드 9번홀(파4)에서 16타를 치는 망신을 당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한국 선수가 투어에서 스코어 몰락의 재앙을 당했다.

노승열은 1라운드에서 6오버파 77타를 쳐 이미 출발이 좋지 못했다. 2라운드에서도 전반에 보기 4개(버디 2개)를 쏟아내며 커트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였다. 17번홀에서도 보기를 한 노승열의 18번홀 티샷에 심하게 훅이 걸리면서 사고가 시작됐다. 나무 아래로 들어간 볼을 찾았으나 오른쪽에 나무가 버티고 있어 백스윙이 불가능했다. 결국 클럽을 왼손으로 잡고 칩샷으로 볼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그린까지 남은 거리는 224야드.그러나 세 번째 샷이 우측으로 쏠리더니 페어웨이 우측에서부터 그린까지 감싸고 있는 해저드를 향해 날아갔다. 1벌타를 받은 뒤 90야드를 남기고 다섯 번째 샷을 시도했으나 이마저 물에 빠졌고,다시 1벌타를 받고 일곱 번째 샷을 날렸으나 역시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물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친 아홉 번째 샷을 간신히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홀아웃했다. 노승열은 2라운드에서 9오버파 80타를 쳐 합계 15오버파 157타를 기록했다.

29일로 만 20세가 된 노승열은 생일을 앞두고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2005~2007년 국가대표를 지낸 노승열은 지난해 메이뱅크 말레시아오픈 정상에 오르며 아시안투어 최연소 상금왕을 차지한 기대주다.

세계 랭킹 2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합계 5언더파 208타로 마테오 마나세로(이탈리아)와 함께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를 달렸다. 도널드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현재 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도 합계 3언더파 210타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어 최종일 우승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