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연간 부품 판매 규모로 글로벌 8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0위권 안에 처음 진입한 것으로,2000년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으로 재탄생을 선언한 뒤 11년 만에 이룬 성과다. '부품 모듈화'를 과감히 도입하며 글로벌 사업을 강화한 덕분이다. 현대 · 기아자동차의 글로벌 판매량 증가에 따른 동반 상승 효과도 톡톡히 봤다.

29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가 잠정 집계한 글로벌 부품사들의 판매액 순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44억3300만달러어치의 부품을 팔아 2009년보다 4계단 상승한 8위에 올랐다. 2009년 부품 판매액은 112억900만달러 규모였다.

북미 지역에서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북미에서만 총 27억4200만달러어치의 부품을 공급해 11위에 올랐다. 14억1200만달러 규모의 부품을 공급한 2009년의 2배 수준이다. 2009년 북미 순위는 20위였다. 현대 · 기아차의 북미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현대모비스의 매출도 함께 오르고 있는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전체 매출의 90% 정도를 현대 · 기아차를 통해 올리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사업을 강화해 현대 · 기아차에 공급하는 부품 비중을 낮출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덴소처럼 전체 매출의 40% 정도를 외부업체를 통해 낼 수 있도록 장기적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현대모비스가 1990년대 현대정공 시절 주력사업이었던 철도차량,공작기계 사업 등을 현대로템과 현대위아 등에 넘겨주고 2000년부터 자동차 부품에 집중하면서 모듈 사업을 강화한 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04년부터 모듈 공장을 전국으로 확대했고,해외 생산 기지도 늘려 나가며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의 장기적 목표인 세계 '톱5' 부품사 진입이 멀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와 지능형 자동차 등 미래 신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차세대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글로벌 부품사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