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가 28일 개최한 제23회 정기총회에서 김재권 미주총연 이사장(64)이 임기 2년의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경쟁 후보인 유진철 미주총연 부회장(57) 측이 당선무효 소송을 제기할 방침을 밝히는 등 법정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내년 4월 첫 실시되는 재외국민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한인사회가 분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미주총연은 미국에 거주하는 250만명의 한인동포를 대표하는 단체로 미국 내 168개 한인회의 전 · 현직 한인 회장 23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날 시카고 노스브룩힐튼호텔에서 열린 정기총회에는 한인회가 없는 미시시피 · 노스다코다 · 사우스다코다주 등을 제외한 미 전역의 47개주에서 회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투표는 현장투표와 우편투표 등을 통해 이뤄졌다.

김 신임회장은 516표를 얻어 411표를 획득한 유 부회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 결과 발표 후 유 부회장이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며 소란이 일어 호텔 측의 신고로 지역 경찰들이 두 차례나 출동하기도 했다. 유권자가 8명뿐인 지역에서 투표용지 33장이 발송돼 오는 등 우편투표 발송지와 유권자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회원들은 투표용지에 일련번호가 없었다는 점에서 선거가 무효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신임 회장은 오는 7월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하지만 유 부회장 측은 선관위에 증거 보존 신청을 하고 당선무효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