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눈길이 중국 동북 지역으로 쏠리고 있다. 북 · 중 경제협력 확대 이후 유망사업으로 떠오를 물류가 키워드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물류 문제가 훈춘~나선 고속도로 공사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SK 포스코 롯데 등 국내 기업들은 벌써부터 동북 3성의 막대한 자원과 물자를 나를 수 있는 '동북 물류 루트' 선점 경쟁에 들어갔다.

훈춘에 가장 먼저 주목한 기업은 포스코다. 훈춘시 청사에 사무실 하나를 빌려 3~4명의 직원을 파견해 놨다. 가공물류센터를 짓는 게 이들의 임무다. 이미 부지 선정 작업도 마쳤다.

훈춘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원정리 세관까지 차로 약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1500㎡ 규모의 물류센터를 마련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중국 동북부와 몽골,러시아 등에서 들여올 철광석과 유연탄을 이곳에서 가공해 동해(한국 기준으로는 서해)를 거쳐 국내에 반입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중국 동북 지역 진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이유는 북 · 중 경제 협력관계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북한과 중국의 경협이 확대되면 중국 동북 지역의 핸디캡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지적한 '핸디캡'이란 바로 물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정도이고,석탄 신천지나 다름없는 몽골과 인접해 있는 등 자원의 보고(寶庫)이지만 헤이룽장,지린성 등 동북 지방은 바닷길이 멀어 막대한 물류 비용을 치러야 했다. 나선~훈춘 간 고속도로가 조만간 개통되면 이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국제물류실장은 "북한이 바닷길을 막고 있어 그동안 철도를 이용해 다롄까지 물자를 실어나르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추이린 훈춘시 상무국 국장은 "훈춘을 거점으로 러시아 자루비노,일본 니가타,한국의 속초와 부산을 잇는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물류 체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