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신탁] 혼돈의 주택시장…'개발사업의 안전판' 부동산신탁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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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사업 3월까지 148조…작년 전체규모 넘어서
신탁업체가 주도하는 개발신탁업 크게 늘어
작년 수익 938억원 한국토지신탁 '1위'
신탁업체가 주도하는 개발신탁업 크게 늘어
작년 수익 938억원 한국토지신탁 '1위'
부동산신탁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시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신탁이 개발사업의 '안전판'으로 활용되고 있어서다. 부동산신탁회사가 시행사나 토지주들을 대신해 개발사업을 대행해주는 개발신탁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커지는 부동산신탁시장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2008년 말 96조원이었던 신탁사업 규모(신탁업계가 관리를 맡은 사업 총액기준)는 2009년 124조원,지난해 142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올 들어 지난 3월 말까지 누적 수탁규모는 148조2000억원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신탁업체들이 직접 개발을 의뢰받아 진행 중인 사업(개발신탁 누적 수탁액)은 2008년 7조7000억원에서 2009년 16조8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어 작년에는 19조3000억원,올해 3월 말 19조9000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신탁업체들의 사업을 대행 · 관리해주고 받는 신탁보수액(신탁업계 매출)도 2008년 1486억원에서 2009년 2074억원으로 커졌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부동산시장 침체가 깊어져 소폭 감소한 1992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부동산 신탁회사는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대한토지신탁 생보부동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하나다올신탁 아시아신탁 국제신탁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 11개사다. 1996년 설립된 한국토지신탁(자본금 2525억원)은 지난해 수익 938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개발신탁사업 급증
부동산신탁업체들이 취급하는 신탁사업 중에서는 '개발신탁'과 '관리신탁'이 주목을 끌고 있다. 개발신탁은 토지주나 시행사가 사업계획 입안,시공사 선정,인허가 진행,분양 및 임차인 모집 등 개발의 전체과정을 위임하고,나중에 개발수익을 분배하거나 일정 수수료를 지급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관리형 개발신탁은 시행사들이 사업 도중에 부도를 내거나,중간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해 사업추진이 원만하지 않을 때 신탁회사에 관리위탁을 하는 방식이다. 신탁회사가 사업비 조달을 책임지지 않고,시행사의 자금관리 등 운영업무를 대신해주는 소극적 방식이다. 책임준공,개발자금 지급보증 등을 시공사가 떠안기 때문에 시공능력 평가 100위권 이내의 1군 건설사가 공사를 맡는 경우가 많다. 금융권에서도 PF부실대출 사태 이후 사업자금관리의 안정성 측면에서 시행사에 관리형 토지신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차입형 개발신탁'도 증가세다. 신탁사가 자금조달과 집행업무를 맡아 공사비를 책임진다. 따라서 분양률이 낮더라도 시공사로선 공사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시공사의 워크아웃 개시 등으로 공사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신탁사는 시공사를 신속하게 교체해 공사중단,입주지연 등의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해 계약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다.
◆개발사업의 안전판 기능
부동산신탁시장은 1991년 신탁법과 신탁업법을 기반으로 형성됐다. 부동산신탁은 신탁업체들이 관리운영을 해서 성공할 경우 그 성과가 해당 부동산(신탁재산)에 그대로 귀속되고 나중에 배당 형태로 사업주체에 돌아간다. 신탁기간 중에 신탁업체가 운영 · 관리를 하기 때문에 우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낮다.
신탁기간이 만료되지 않았더라도 긴급자금이 필요하면 신탁수익을 임시로 정산해서 가배당할 수 있다. 수익권을 기관투자가 등에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형태로 중도에 자금화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김창수 한국토지신탁 기획팀장은 "특히 개발신탁의 경우 사업위탁자를 대신해서 개발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신탁업체가 수행해 주기 때문에 토지소유자는 사업위험을 덜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 혼란기에는 개발신탁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커지는 부동산신탁시장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2008년 말 96조원이었던 신탁사업 규모(신탁업계가 관리를 맡은 사업 총액기준)는 2009년 124조원,지난해 142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올 들어 지난 3월 말까지 누적 수탁규모는 148조2000억원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신탁업체들이 직접 개발을 의뢰받아 진행 중인 사업(개발신탁 누적 수탁액)은 2008년 7조7000억원에서 2009년 16조8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어 작년에는 19조3000억원,올해 3월 말 19조9000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신탁업체들의 사업을 대행 · 관리해주고 받는 신탁보수액(신탁업계 매출)도 2008년 1486억원에서 2009년 2074억원으로 커졌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부동산시장 침체가 깊어져 소폭 감소한 1992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부동산 신탁회사는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대한토지신탁 생보부동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하나다올신탁 아시아신탁 국제신탁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 11개사다. 1996년 설립된 한국토지신탁(자본금 2525억원)은 지난해 수익 938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개발신탁사업 급증
부동산신탁업체들이 취급하는 신탁사업 중에서는 '개발신탁'과 '관리신탁'이 주목을 끌고 있다. 개발신탁은 토지주나 시행사가 사업계획 입안,시공사 선정,인허가 진행,분양 및 임차인 모집 등 개발의 전체과정을 위임하고,나중에 개발수익을 분배하거나 일정 수수료를 지급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관리형 개발신탁은 시행사들이 사업 도중에 부도를 내거나,중간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해 사업추진이 원만하지 않을 때 신탁회사에 관리위탁을 하는 방식이다. 신탁회사가 사업비 조달을 책임지지 않고,시행사의 자금관리 등 운영업무를 대신해주는 소극적 방식이다. 책임준공,개발자금 지급보증 등을 시공사가 떠안기 때문에 시공능력 평가 100위권 이내의 1군 건설사가 공사를 맡는 경우가 많다. 금융권에서도 PF부실대출 사태 이후 사업자금관리의 안정성 측면에서 시행사에 관리형 토지신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차입형 개발신탁'도 증가세다. 신탁사가 자금조달과 집행업무를 맡아 공사비를 책임진다. 따라서 분양률이 낮더라도 시공사로선 공사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시공사의 워크아웃 개시 등으로 공사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신탁사는 시공사를 신속하게 교체해 공사중단,입주지연 등의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해 계약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다.
◆개발사업의 안전판 기능
부동산신탁시장은 1991년 신탁법과 신탁업법을 기반으로 형성됐다. 부동산신탁은 신탁업체들이 관리운영을 해서 성공할 경우 그 성과가 해당 부동산(신탁재산)에 그대로 귀속되고 나중에 배당 형태로 사업주체에 돌아간다. 신탁기간 중에 신탁업체가 운영 · 관리를 하기 때문에 우발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낮다.
신탁기간이 만료되지 않았더라도 긴급자금이 필요하면 신탁수익을 임시로 정산해서 가배당할 수 있다. 수익권을 기관투자가 등에 매각하거나 담보로 제공하는 형태로 중도에 자금화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김창수 한국토지신탁 기획팀장은 "특히 개발신탁의 경우 사업위탁자를 대신해서 개발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신탁업체가 수행해 주기 때문에 토지소유자는 사업위험을 덜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 혼란기에는 개발신탁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