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어린이 펀드 들여다보니…의무가입이 활성화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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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펀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에서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누 우파디야 영국 금융감독청(FSA) CTF(Child Trust Fund) 담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금융투자협회 기자단과 가진 어린이 펀드 제도 활성화 관련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이 어린이 펀드 등 어린이 금융상품을 활성화하려면 영국처럼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국 정부의 목표는 어린이들이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습관을 기르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그러려면 절차를 간단하게 해야 접근성이 높아지고, 투자선택이 많을수록 가입이 어렵기 때문에 상품은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7년 간 진행된 영국의 어린이 펀드인 CTF 제도가 올해로 만료된다. 어린이의 금융지식 향상과 18세 이후 학자금 마련 등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CTF 제도가 시행된 이후 매년 70만개씩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현재 30억파운드(약5조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CTF를 통해 운용되고 있다.
CTF는 영국 정부가 2004년부터 시행한 제도로 비과세 혜택과 함께 신규 가입시 정부가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는 펀드다. 정부는 제도 시행 초기 가입자당 250파운드(약 45만원)를 펀드에 지원했다.
연간 1200파운드까지 펀드에 납입할 수 있으며, 2002년 9월1일부터 2011년 1월2일까지 출생한 영국 거주 어린이만이 가입할 수 있다.
밀튼 카트라이트 FSA 리테일 투자정책 담당은 "어린이들이 18세 이상이 돼야 펀드 자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며 "성인이 된 후 학자금이나 주택융자 등의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TF는 해당 대상의 어린이들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부모 등 보호자가 펀드에 가입하지 않아도 해당되는 어린이에 대해서는 정부가 자동적으로 펀드 계좌를 열어주도록 돼 있다. 특히 저소득층 어린이는 정부가 추가적으로 250파운드를 더 지원해줌으로써 저소득층 자녀의 복지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규 가입 이후 추가 납입된 자금의 83%가 주식에 투자됐다. 영국 정부는 장기적으로 보면 예금 등 현금을 보유하는 것보다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하고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고 있기 때문. 전체 30억파운드 이상의 CTF 자산 중 25억파운드 이상이 주식으로 운용중이다.
영국 정부는 어린이 펀드가 어린이들의 금융지식 향상에 도움이 된 것으로 판단하고 CTF 제도 만료 이후 주니어 ISA(개인저축계좌)를 신설하고 어린이 금융상품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주니어 ISA는 비과세 저축·투자계좌로 올해 1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CTF 펀드 제도에 해당되지 않는 어린이들이 대상이며 CTF와 달리 정부의 보조금은 지원되지 않는다.
런던=한경닷컴 김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