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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저축은행 비리 못 끊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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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축은행업계의 로비가 금융감독원,감사원,국세청,청와대까지 뻗친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을 눈감아 달라고 로비를 벌였던 저축은행 대주주는 일벌백계해야 마땅하다. 서민금융회사가 서민들로부터 받은 예금을 금품,골프 접대 등 로비에 활용해 각종 제재를 피하려고 했던 것 자체가 심각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축은행이 이렇게 로비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금감원이 로비에 쉽게 무너졌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의 검사 및 제재 권한을 금감원이 독점하고 있는 것도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저축은행을 제대로 검사하면 살아남을 곳이 있겠나"라며 "저축은행을 한 순간 문 닫게(영업정지) 할 수 있는 권한이 금감원 빼고 어디 있느냐"고 말한다. 저축은행들의 적나라한 부실 실태를 오로지 금감원만이 알고 있었고,언제든지 실상을 공개해 제재를 내릴 권한도 금감원에 있으며,오랫동안 이를 봐주고 있던 것도 금감원이었다는 설명이다.
    부실이 공개되느냐 마느냐가 금감원 손에 달렸다면 로비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른다. 검찰이 이번에 밝혀낸 저축은행 비리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밤잠을 뒤척이는 금감원,감사원,정치권 인사들이 아직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제재 등 감독권이 분산됐더라면 이런 로비가 통하지 못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밖에 금감원 내부적으로도 저축은행검사국을 '실미도'로 여기며 천대한 것도 직원들을 비리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게 했다.

    내달 발표를 앞둔 국무총리실의 금감원 개혁 태스크포스(TF)가 금감원의 감독 독점 문제에 해답을 내놓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실 책임이 컸던 금융위원회가 TF를 주도해 '제 식구 감싸기'를 할 공산이 커서다. 업계에선 TF가 금감원의 감독권 분산 대신 예금보험공사와의 공동 검사를 늘리겠다거나 조사권을 분산하는 정도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TF가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하지 않는 것 자체가 저축은행업계의 또 다른 비극이 아닐까 걱정된다.

    안대규 경제부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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