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 연예인들의 '책 열풍'이 뜨겁다. 고백형 에세이와 여행서,미용서,사진집 등 실용서부터 소설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고(故) 최진실 · 최진영 남매의 어머니 정옥숙 씨는 지난주 에세이집 《엄마가,미안해 그리고 사랑해》(웅진윙스)를 냈다. 순탄치 않았던 결혼생활부터 가난 속에서 남매를 키운 얘기,자식들이 연예인으로 성공했지만 세상을 등진 사연,남겨진 손자 · 손녀의 생활 등을 전문 작가의 도움을 받아 엮었다. 비공개 사진과 최진실 씨의 메모,일기 등도 넣었다.

탤런트 차인표 씨는 다음달 중순 두 번째 장편소설 《오늘예보》(해냄출판사)를 출간할 예정이다. 인생 막장에 내몰린 40대 남자 세 명의 얘기를 담는다. 케이블 방송에서 인터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백지연 씨는 성공 메시지를 담은 자기계발서 《크리티컬 매스》(알마)를 내놨다.

방송인 김제동 씨가 지난달 출간한 인터뷰 에세이집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위즈덤경향)는 40여일 만에 7만5000부나 팔렸다. 시인 김용택,소설가 조정래,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남경필 국회의원 등 25명과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조사한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김씨의 책은 5위권,백씨의 책은 10위권에 진입했다.

패션,뷰티,다이어트를 다룬 계절성 기획 도서도 잇따르고 있다. 피부 관리 노하우 등을 담은 《고현정의 결》(중앙M&B)을 시작으로 《유진s 뷰티 시크릿》(시드페이퍼),《박수진의 뷰티 테라피》(스테이지팩토리) 등이 가수와 여배우의 책이다.

한 출판사 편집자는 "에이전시를 통해 출간을 문의하는 연예인들이 많다"며 "연예인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을 많이 하다보니 책 출간에도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학술 · 문예 · 교육 분야에서 출발해 실용서를 거친 후에는 인물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게 출판시장의 자연스런 추세"라며 "자기 영역에서 특별한 경험을 쌓은 유명인들의 출간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이 고민 없이 낸 책은 잠깐 관심을 끌다가 사라지기 십상"이라며 "자기 노출 기회를 찾는 유명인들과 그들의 인지도를 이용해 판매 리스크를 줄이려는 출판사의 욕구가 맞아 떨어져 속빈강정 식의 책들이 쏟아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