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정점교 씨(60)가 내달 3~10일 서울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V갤러리에서 다완(茶碗 · 찻사발 · 사진)전을 갖는다.

정씨는 1970년부터 경남 언양 신라토기 공장에서 조각사로 일하며 흙과 불의 생명력,도자기 빚는 법을 배웠다. 조선시대 다완의 재현에 평생을 바쳐온 그는 서울과 도쿄 등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특히 1998년 교토 노무라미술관 초대전을 계기로 도예분야에서 주목을 받았다.

도예 작업 40년을 총정리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백자를 비롯해 다완,주전자 등 130여점을 내놓는다. 섭씨 1300도의 불길에 휩싸였다가 세상에 나온 다완,은은한 자태를 뽐내는 백자 화병과 찻잔 등이 강한 생명력과 에너지를 뿜어낸다.

차를 마시는 인구가 500만명을 넘어선 요즘 차 문화의 부활과 함께 좋은 찻사발을 대중화시켜보자는 취지에서 차실을 별도로 갖췄다고 정씨는 말했다.

다완 제작기법도 기존 방식과 다르다. 먼저 건조시킨 사발에 생흙 유약을 입혀 섭씨 1300도의 전통 가마에 구워낸다.

이렇게 해서 은은한 비파색을 띤 다완의 모양새가 갖춰지면 무수한 다공질을 통해 강력한 방사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차 속에 들어있는 타닌 카테킨 카페인 등의 유독성분을 없애기 위해서다.

정씨는 "조선시대 전통 도자기를 재현하기 위해 작업실뿐만 아니라 생활공간까지 한옥으로 바꿨다"며 "다완의 정통성에 도전한 작품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031)882-0603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