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지난 4월25일 서울 강북에서 시작한 '한경 Money & Investing 전국 로드쇼'가 5월27일 울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전국 10개 도시에서 모두 11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번 로드쇼에는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직업과 연령층에서 5500명이 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지난해에 비해 참석자가 20% 이상 증가했다. 참석자들은 "그동안 국내에서 열린 재테크 및 재무설계 행사 중 최고 명품으로 꼽을 만한 행사였다"며 "'한경 로드쇼'가 국내 대표 재테크 · 은퇴 · 재무설계 박람회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지방 갈증 풀어줬다"

한경 로드쇼는 서울 강북 · 강남과 인천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대전 전주 광주 대구 창원 제주 부산 울산 등 전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진행됐다. 도시마다 적정 참석 인원을 넘어서는 인파가 몰렸다.

행사에 참여한 연령층은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했다. 회사원 자영업자는 물론 친구들과 함께 온 40대 주부들도 있었다. 부모로부터 독립한 새내기 대학생이 찾는가 하면 노후자산 관리에 대한 설명을 들으러 온 60~80대 노년층도 적지 않았다. 특히 자산운용 및 증권사 직원,은행 프라이빗뱅커(PB) 등 재테크 및 재무설계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도 행사장을 찾았다.

서울 영등포에서 온 주부 강미연 씨(50)는 "자산의 80% 정도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데 부동산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얘기가 많이 들려 걱정하던 중 찾아오게 됐다"며 "부동산 전문가는 물론 주식 은퇴설계 분야의 전문가 강연을 듣고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방 주요 도시에서 열린 행사에는 인근 중소도시에서까지 모여들어 은퇴 · 재무설계 노하우를 얻어갔다. 광주 로드쇼에 참석하기 위해 여수에서 왔다는 김강현 씨(50)는 "지방은 정보도 부족하고 상담을 받을 만한 전문가도 적어 은퇴 후 생활이 막연했는데 수준 높은 강연과 개인별 맞춤형 상담을 통해 가닥을 잡게 됐다"고 만족해했다. 제주 로드쇼에 참석했던 김한이 씨(53)도 "재테크에 관심이 많지만 제주도에서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한경 로드쇼가 정보에 대한 갈증을 푸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부산 로드쇼에는 임주재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직접 강연에 나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전주 로드쇼는 김한 전북은행장이 축사를 했다. 참석자들은 '한경 머니 로드쇼'가 각 지역의 특색을 반영해 더욱 알찬 행사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은퇴 · 주식 · 부동산…"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은퇴 · 재무설계 △증시전망 및 투자전략 △부동산 시장 성공투자 등으로 구성된 강연회에는 국내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총출동했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은퇴 · 재무설계를 통한 행복한 삶 만들기'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우 소장은 "부족한 평생소득이 걱정이라면 '더하기'와 '빼기'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하기'에는 △적립식 투자 △연금 가입 △세제 혜택 △부동산의 현금화 등을,'빼기'에선 △집 줄이기 △사교육비 줄이기 등을 각각 실천과제로 제시했다.

은퇴 · 재무설계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양재중 포도재무설계 교육실장은 "투자에 앞서 가계의 재무구조부터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며 "신용카드로 먼저 쓰고 나중에 갚는 구조에선 자산이 쌓이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그는 "돈이 새어 나가는 비효율적인 부분을 제거해 돈이 쌓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보장을 바탕으로 보장성 보험 및 고정 소득 자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부동산 투자 강연에서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도심 소형 아파트 및 주거형 오피스텔 등 안정 월세형 상품이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재건축이 가능하고 교육 여건이 좋은 대단지 중 · 대형 평형과 역세권 상가를 선점하는 것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부동산 고수들은 투자가치가 있는 지역을 고르는 방법,즉 '무엇'에 대해 얘기하지만 하수는 매수시점인 '언제'에만 신경을 쓴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두들 매입을 꺼리는 시점에 알짜 미분양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으로 사들여 시세가 회복된 이후 매도하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1 대 1 맞춤형 상담까지

행사장마다 별도로 마련된 1 대 1 상담부스는 맞춤형 상담을 받으려는 참석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국민 · 우리 · 신한 · 하나은행에서 나온 재테크 전문가들에게 상담을 받기 위해 대다수 참석자들이 30분 이상 차례를 기다렸다. 강남 로드쇼에 참석했던 신한석 씨(55)는 "전문가 강연회와 함께 궁금했던 점을 물어볼 수 있는 상담부스까지 마련해준 성의에 놀랐다"며 "한경 로드쇼는 이름만 거창한 '쇼'가 아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알짜배기"라고 칭찬했다.

인천 검안동에서 온 김창석 씨(60)는 "상가 수입이 월 500만원 정도인데 월세가 밀리는 등 종종 문제가 발생한다"며 "부동산은 조금 있지만 아이들이 올해 대학에 들어가 앞으로 학자금 마련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상담을 맡은 남기일 포도재무설계 팀장은 "가진 자산 중 일정 부분을 예비비로 책정해 현금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의 주가 상승 추세에 따라 주식 투자에 대한 문의도 쏟아졌다. 서울 논현동에서 온 주부 강영선 씨(48)는 "늦게나마 주식 투자를 시작하려던 참에 한국경제신문을 보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고자 왔다"고 말했다. 김봉수 하나은행 대치동지점 PB팀장은 "주가 상승기엔 적립식펀드를 먼저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며 "그 중에서도 국내 우량 주식형 펀드와 주가 변동에 따른 수익률 변동성이 큰 '고베타펀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대전 온천동에서 온 노영명 씨(60)는 "나이가 들다보니 상속이나 증여에 대해 관심이 생겼지만 세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상담을 맡은 전재국 교보생명 대전재무설계센터 매니저는 "고액 금융자산가들은 즉시연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며 "일시금으로 납부하는 즉시연금은 예금 등으로 돈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향후 상속 및 증여에 있어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