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준비의 새로운 대안으로 변액연금보험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은행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한 반작용과 함께 보험의 보장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부터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변액보험의 순자산액은 63조원을 넘어섰다.

변액연금보험은 보험 계약자가 낸 보험료 가운데 일정 금액을 국내외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그 운용실적을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실적 배당형 상품이다. 장기로 운영하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와 비과세 혜택 등 다양한 장점이 많아 은퇴 준비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변액연금보험 선택 방법은

우선 안정성이 우려된다면 '스텝업(Step-Up) 방식'의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변액연금보험 가입을 우려하는 이유는 투자형 상품의 특성상 운용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중도에 해지하지 않는다면 원금이 보장된다. 스텝업 방식은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투자수익으로 불어난 최저보증 적립금액이 단계별로 높아지기 때문에 안심하고 가입할 수 있다.

변액연금보험은 최소 10년 이상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가입해야 한다. 초기 수수료가 펀드보다 높아 계약 후 단기간에 해약하면 불리하다. 실제로 1년 이내에 해지할 경우 계약자는 자신이 낸 보험료의 40~70%만 돌려받게 될 뿐만 아니라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된다. 반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낮아지는 구조다.

간혹 변액연금보험을 펀드상품과 동일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변액연금은 기본적으로 투자보다는 은퇴 이후 생활비 보장이 주목적인 보험이다. 따라서 운용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중장기적인 투자성과를 살펴야 한다. 특히 은퇴 준비자라면 변동성이 큰 펀드보다는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해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주목적으로 해야 한다.

변액연금보험은 투자형 상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들은 단기간 수익률이나 특약 등 눈에 띄는 혜택만을 중시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연금상품은 운용사 규모,상품 유형,운용기간 등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소 10년 이상 자신의 돈을 맡겨야 하는 만큼 보험회사의 경기방어 능력과 재무건전성,안정적인 운용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변액연금보험의 운용 수익률이 떨어지자 계약 해지가 줄을 이었다. 변액연금이 '투기성' '고위험' 상품이라는 오해가 자리 잡은 것도 이때부터다. 그러나 이는 상품 특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묻지마식으로 가입한 영향이 크다.

변액연금보험은 증시 변동에 대한 조언,상품 내 펀드 비중 등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컨설팅과 상품 안내를 제대로 해줄 수 있는 전문 재무설계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 가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양한 변액연금보험 상품 출시돼

삼성생명은 변액연금보험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인덱스펀드의 장점을 결합한 '인덱스Up 변액연금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주가 상승 때에는 상승분만큼,하락 시에는 최저지급보증 옵션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입자가 선택한 주기(매 3년 또는 5년)마다 직전 보증금액의 100~120% 범위 내에서 당시 적립액이 새로운 최저보증금액이 된다. 따라서 투자실적이 좋은 경우에는 최저보증금액이 증가한다. 투자실적이 나빠지더라도 직전 최저금액은 유지된다. 단 투자실적이 지속적으로 좋은 경우에도 최저보증금액은 이미 낸 보험료의 200%를 최대한도로 한다.

연금은 가입 때 종신연금형으로 지정되며 연금개시 시점에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선택할 수 있다. 상속연금형 체증연금형 확정연금플러스형 종신연금플러스형이 있으며 확정연금플러스형과 종신연금플러스형을 동시에 선택할 수 있다. 보험가입 나이는 15~65세이며 연금개시 나이는 45~80세다.

가입 후 6개월이 지나면 연 4회 중도인출이 가능해 긴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운용실적에 상관없이 연금 개시 전에 사망하면 최저사망보험금과 최저연금 적립금이 보증되며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차익에 대해 비과세된다.

대한생명의 '플러스업 변액연금보험'은 연금개시 전에도 고객이 납입한 원금을 지켜주는 상품이다. 가입 후 납입기간(최소 10년)이 끝난 시점이 되면 고객이 납입한 금액의 100%를 최저 보증한다. 또 이후 3년 시점마다 6%씩 최저 보증금액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10년납의 경우 10년 시점에 최저 해약 환급금이 이미 납입한 보험료의 100%가 되고 13년 시점에 최저 해약환급금이 최소 납입금액의 106%가 되도록 상품을 구성했다.

보통 변액연금보험의 경우 연금개시 시점에만 원금 보장이 가능하고 해약 시 원금 보장을 위해선 일정 수익이 나와야만 한다. 하지만 이 상품은 주가가 아무리 하락해도 투자수익률에 상관없이 시점별로 해약환급금이 최저 보증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히려 증가한다. 연금개시 시점은 45세부터 80세까지 가능하다.

연금수령 이전에 자금이 필요한 경우엔 1년에 12번까지 해약환급금 50%를 중도 인출할 수 있고 여유자금이 생기면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월 납입 보험료에 따라 최고 1.5%까지 보험료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교보생명은 연금수령 기간에도 적립금을 펀드에 투자해 연금액을 늘려주는 '100세시대 변액연금보험'을 내놨다. 기존 변액연금보험은 연금개시 전까지만 펀드 운용이 가능한 반면 이 상품은 생존기간 내내 투자할 수 있어 투자실적이 좋으면 연금 재원이 늘어 3년마다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투자수익률이 좋지 않아도 한번 오른 연금액은 그대로 보증 지급해 안정성을 높였다.

연금 지급 개시 이후 중도에 적립금을 꺼내 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상품은 연금을 수령한 후에는 해약이나 중도 인출이 불가능했다.

이 상품은 자녀 결혼자금,치료비 등 노후에 긴급한 자금이 필요한 경우 적립금 중 일부를 인출해 활용할 수 있다. 연금을 받는 도중 사망하면 남은 적립금을 모두 돌려받아 유족의 생활자금이나 상속세 재원으로 쓸 수 있다. 적립금 운용은 코리아인덱스혼합형 글로벌인덱스혼합형 단기채권형 채권형 등 네 가지 펀드로 이뤄진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