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류승완이 ‘간첩’을 소재로 한 다큐 제작에 도전한다.

류승완 감독은 MBC가 창사 5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특집다큐 '타임'에서 ‘간첩’ 편을 선보인다.

30일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타임’ 기자간담회에서 류 감독은 “사운드 믹싱만을 남겨둔 상태인데, 촬영부터 편집까지 정말 힘들었다”면서 “이전부터 다큐를 만드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있어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생각과 너무 달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류 감독은 “다큐라는 분야가 뒤가 막혀 있지 않으면 끝도 없이 물고 가는 성향이 있는 거 같다. 제한된 시간이 있어 빨리 끝내긴 했는데 아쉬움이 많다. 한 번 더 하면 잘 할 수 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든다. 매우 재미있는 작업이었다”라고 말했다.

영화 감독에 이어 처음으로 다큐 제작에 도전한 류 감독은 “‘다시 한번 가죠’라는 말을 못한다는 것이 영화와 가장 큰 차이인 거 같다”면서 “내가 원했던 답이 아니라고 해서 다시 해달라고 할 수도 없고, 순간의 포착을 놓쳤다고 해서 다시 찍을 수도 없다. 그 점이 가장 힘들었고, 흥미로웠다”라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다큐는 처음이지만, 무언가 답을 제시하거나 메시지를 던지거나 하는 것은 과한 태도인 거 같고, 좋은 질문을 공유하는 것만도 큰 성과가 있지 않나 생각했다”면서 “특히 내가 만든 이야기는 허술해 보이지만 민감한 소재라서 그런 부분이 힘들었고,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스파이’라는 설정의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류승완 감독은 “아직 영화에 대해서 말할 단계는 아니다. 각본 작업 중이다”라면서 “차라리 모르고 시나리오 작업을 했으면 덮어놓고 스파이 영화를 그려 볼 텐데, 알면 알수록 한반도의 간첩세계는 깊고도 오묘하다는 점을 느끼고 하려니 더 혼란스러워 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다음 영화를 준비함에 있어 나에게는 아주 좋은 반석이 된 거 같다”라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MBC 하이브리드 다큐 ‘타임’은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이명세, 권칠인, 김현석 감독등과 베테랑PD들이 각자의 주제를 가지고 지난 50년의 세월을 담은 ‘50년 시간 속 이야기들’을 그린다. 오는 6월 2일 첫방송에서는 ‘연애변천사’를 담은 ‘새드 무비를 아시나요?’(연출 이우호) 편이 방영된다.

한경닷컴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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