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세대 후보군 선두주자 후춘화 '정치적 위기'
네이멍구자치구 '준계엄령'…장갑차도 등장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몽골족들의 대규모 시위로 '리틀 후진타오(小胡錦濤)'로 불리고 있는 후춘화(胡春華.48)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당서기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중국 6세대 지도자 후보군의 선두주자인 후 서기가 네이멍구 자치구 몽골족들의 대규모 시위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고 홍콩의 빈과일보(Apple daily)가 30일 보도했다.

빈과일보는 "후 서기가 네이멍구 자치구 몽골족 시위 사태를 안정시키지 못할 경우 제6세대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후 서기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 등이 포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5세대 지도부의 뒤를 이을 6세대 지도부 후보군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는 인물이다.

후 서기는 2009년 11월 말 불과 46세에 당 서기에 올라 정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후 주석이 46세에 티베트 당서기를 맡은 뒤 만 50세인 1992년에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 오른 사실을 연상케 하면서 리틀 후진타오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1963년생인 후 서기는 후 주석의 정치적 기반인 공청단(共靑團.중국공산주의청년동맹) 출신으로, 후 주석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1983년 베이징대학 중문과를 졸업한 후 서기는 티베트 부서기와 장관급인 공청단 중앙서기처 제1서기를 거쳐 허베이(河北)성 대리성장과 허베이 성장을 역임한 뒤 2009년 네이멍구자치구 당서기에 올랐다.

그는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첫 번째 정치적 시련에 봉착했으나 오히려 후 주석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네이멍구자치구 당서기로 발탁되는 기회를 잡았다.

후 서기도 이번 몽골족들의 시위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협할 수 있는 중대사안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네이멍구 자치구 몽골족들의 시위는 6ㆍ4 톈안먼(天安門) 사태 22주년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발생해 중국 공산당 지도부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게다가 네이멍구자치구는 티베트나 신장위구르 자치구와는 달리 중국의 수도 베이징과 인접해 있어 이곳에서 민족갈등이 심화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예상된다.

이 점을 의식한 후 서기는 지난 27일에는 학생들이 시위를 벌인 시우치(西烏旗)종합고등학교로 달려가 학생 및 교직원을 면담하기도 했다.

후 서기는 이 자리에서 유목민이 탄광회사 운전사가 몬 트럭에 치여 숨진 사건을 거론하면서 "이번 사건은 극랄하고 분노에 떨게 한다.

광산개발을 잘 처리해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득했다.

명보(明報)와 빈과일보 등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네이멍구자치구 정부는 주도인 후허하오터(呼和浩特)와 시린하오터(錫林浩特) 등 주요 도시에 무장경찰을 배치하고 통행을 차단하는 등 '사실상의 계엄' 조치를 취했다.

시내 중심가에는 장갑차까지 배치돼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회에 참석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가 현지 주민들의 휴대전화를 통해 계속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멍구 지역 몽골족들의 시위는 지난 10일 유목민 모르건(莫日根)이 탄광업체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다 한족 운전사가 몰던 이 업체의 대형 트럭에 깔려 무참하게 숨진 사건 이후 2주째 계속되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