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최근 대외변수에 민감하게 매매 기조를 바꾸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31일 증시 전문가들은 매수 여력을 확보 중인 투신 등 기관 움직임을 고려해 투자전략을 세울 것을 주문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달 12일부터 10거래일간 순매도 행진을 이어간 후 이틀간 '사자'에 나선 후 지난 30일 다시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이날은 독일이 그리스의 채무재조정 요구 철회를 검토한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 등이 유로화 반등을 이끌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오후 2시40분 현재 화학, 전기전자 업종 등을 중심으로 282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유럽 재정위기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매는 부정적인 이슈에 민감히 반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매수 여력을 확보한 기관의 움직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외국인 매물이 줄어들거나 매수로 돌아설 경우 이전과 마찬가지로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은 외국인, 종목은 기관 선호란 틀이 유지될 것"이라며 "지수의 긍정적인 흐름에도 종목별로 꼼꼼한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이 진행되면서 투신권이 매수 여력을 확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로 636억원이 순유입, 국내 주식형 펀드로 16일째 자금이 유입됐다.

유 애널리스트는 "이달 시중자금이 MMF(머니마켓펀드) 등 단기 운용상품, 채권형 펀드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는데 시장 불확실성을 확인한 후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면서도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비춰, 일부 투자자금이 조정 장세에서 저가 매수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