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해외 M&A 올인…대지진 이후 24조원 쏟아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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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자산 2600조원 사상 최대
일본 기업들이 해외 인수 · 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얼어붙은 내수를 '기업사냥'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지진 이후 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기거나 외국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수요도 늘었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530건의 해외 M&A를 성사시켰다. 사상 최대 규모였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가 덮친 3월엔 잠시 주춤했지만 4월부터 다시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1일 미국 시장정보 제공업체 톰슨로이터의 자료를 인용,"지진 다음날인 3월12일부터 5월27일까지 두 달 반 동안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 건수는 120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1%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진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3월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4,5월 두 달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40%에 달한다. 금액 기준으로는 대지진 이후 해외 M&A 규모가 1조8421억엔(24조4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배 증가했다.
제약회사인 다케다약품공업은 최근 동유럽과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 수익 기반을 갖고 있는 스위스의 제약기업 나이코메드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NTT데이터는 브라질과 터키 등에 진출해 있는 이탈리아 정보시스템 회사를 사들였다.
도시바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정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900억엔을 들여 스위스의 '스마트미터(전자식 전력량 계측기구)' 전문 생산업체인 랜디스기어를 인수했고 최근엔 한국 풍력발전 설비업체인 유니슨의 전환사채 30억엔(400억원)어치도 매입했다. 도시바는 1년 뒤 유니슨의 지분 약 30%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기업 가운데 특히 전자업체인 소니가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 사냥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금은 많은 반면 자기자본수익률(ROE)은 낮아 인수를 통한 수익 증대의 필요성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소니의 3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83억달러로 지난 5년간 7배로 증가했다. M&A컨설팅 기업인 캡스톤글로벌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소니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M&A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영화관 운영업체인 아이맥스와 온라인 DVD 대여업체인 넷플릭스 등이 인수 대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530건의 해외 M&A를 성사시켰다. 사상 최대 규모였다. 올해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가 덮친 3월엔 잠시 주춤했지만 4월부터 다시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1일 미국 시장정보 제공업체 톰슨로이터의 자료를 인용,"지진 다음날인 3월12일부터 5월27일까지 두 달 반 동안 일본 기업들의 해외 M&A 건수는 120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1%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지진의 영향을 크게 받았던 3월의 데이터를 제외하고 4,5월 두 달만 놓고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40%에 달한다. 금액 기준으로는 대지진 이후 해외 M&A 규모가 1조8421억엔(24조4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배 증가했다.
제약회사인 다케다약품공업은 최근 동유럽과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 수익 기반을 갖고 있는 스위스의 제약기업 나이코메드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NTT데이터는 브라질과 터키 등에 진출해 있는 이탈리아 정보시스템 회사를 사들였다.
도시바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정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900억엔을 들여 스위스의 '스마트미터(전자식 전력량 계측기구)' 전문 생산업체인 랜디스기어를 인수했고 최근엔 한국 풍력발전 설비업체인 유니슨의 전환사채 30억엔(400억원)어치도 매입했다. 도시바는 1년 뒤 유니슨의 지분 약 30%를 취득해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기업 가운데 특히 전자업체인 소니가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 사냥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금은 많은 반면 자기자본수익률(ROE)은 낮아 인수를 통한 수익 증대의 필요성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소니의 3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83억달러로 지난 5년간 7배로 증가했다. M&A컨설팅 기업인 캡스톤글로벌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소니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M&A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영화관 운영업체인 아이맥스와 온라인 DVD 대여업체인 넷플릭스 등이 인수 대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