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제시 리버모어라는 천재적인 투자자가 있었습니다. 1907년 300만달러,1929년에는 1억달러를 벌었지요. 그때의 1억달러는 현재로 따지면 1조원에 달하는 큰 돈입니다. 하지만 결국 투자 실패로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살아있는 동안 외롭고 우울증에 시달린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투자에 앞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투자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서입니다. "

차문현 우리자산운용 사장(57 · 사진)은 지난 30일 광운대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과 함께하는 경제신문 읽기' 수업에 강사로 나서 '행복한 펀드 투자 설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차 사장은 1972년 부산은행에 입행,금융권에 발을 들여놓은 뒤 동화은행장과 유리자산운용 사장을 거쳐 작년부터 우리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투자를 하는 사람은 편안하고 행복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사장은 "행복과 인생을 생각하면서 투자하라"며 "수익의 일부는 반드시 사회나 가족을 위해 사용하고,자신과 가족을 속이는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남에게 베풀고 양보하고 협조하는 것이 결국 나중에 자신이 도움을 받아야 할 때를 생각하면 중요한 투자라는 것이다.

차 사장은 이어 "자녀 교육과 노후 대비를 위해선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하다"며 "선진국 진입에 따른 저금리 시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특히 월 300만원을 연금으로 수령하기 위해서는 25세부터 시작할 경우 매월 약 18만원씩 모아가면 되지만 45세부터는 월 117만원씩 저축해야 한다며 노후 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차 사장은 시장을 이기는 펀드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시장 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펀드로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할 것을 권했다. 그는 "펀드매니저는 예언자가 아니라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문인일 뿐"이라며 "펀드매니저의 능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펀드보다는 규율에 입각한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가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적립식으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편안하고 행복한 투자'에도 잘 맞는다고 덧붙였다. 차 사장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투자를 해서는 안 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선 마음을 비워야 한다"며 "직접 주식을 투자하려고 하면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주식을 사고팔게 돼 자신의 본업에도 충실하기 힘들고 마음도 괴롭다"고 말했다.

그는 7가지 '행복한 투자'를 위해 지켜야 할 원칙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인생과 행복을 지불하지 말라 △주식투자로 자신과 가정과 이웃을 멀리하지 말라 △투자로 버는 돈의 일부는 항상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당장 써라 △행복비용을 포함한 목표를 정하고,행복비용은 항상 가족을 위해 사용하라 △돈을 크게 벌기 전에 돈을 담을 그릇을 키워라 △그릇에 담지 못할 돈은 불행의 원천이다 △네 잎 클로버의 행운보다 세 잎 클로버의 행복을 찾아라 등을 제시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