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 무등록 대부업체를 찾는 저신용 계층은 보통 제2금융권에서 3000만원(신용대출) 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에서 받을 수 있는 총 대출 한도는 약 3000만원이다. 이 한도를 넘겨 대출을 받으려면 불법 사채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은행 대출이 힘든 저신용자들은 대부분 솔로몬 HK 현대스위스 신라 등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에서 1000만원 한도로 연 30~40%대 금리의 대출을 받는다. 최고 대출 한도는 7000만원까지지만 실제로 저신용자가 이 정도 대출을 받기는 불가능하다. 저축은행 간 대출 신용정보는 모두 신용정보 집중기관인 은행연합회에 모이기 때문에 저축은행 간 신용대출 '돌려막기'를 기대할 수 없다.

대부업체 간에는 나이스신용평가정보를 통해 정보가 공유된다. 대형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뒤 중소형 대부업체에서 추가 대출을 해도 최대 2000만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보통 대부업체와 거래하는 고객은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신용 7~10등급의 저신용자들이다. 등록 대부업체의 평균 금리는 연 40~43%다.

급전이 필요하다면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통상 카드 현금서비스 한도가 200만~300만원이고 저신용자에게는 150만원까지밖에 허용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카드 등 제2금융권을 다 합쳐서 대출 3000만원 정도가 최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부업체는 총 7조5655억원을 221만명에게 대출했다. 불법 사채를 이용하기 직전 상태에 있는 저신용자들은 중소형 대부업체에 몰린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00억원 미만의 중소형 개인 대부업체는 지난해 6월에 비해 211개 줄었는데도 대출금과 거래 고객 수는 오히려 각각 12.2%,6.2% 증가했다.

최근에는 대형 대부업체들이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면서 불법 사채업에 내몰리는 고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 44%로 최고 금리를 내린 데 이어 일부 업체는 올해에도 최고 금리를 연 34%로 내렸다.한 대형대부업체 관계자는 "우리의 경쟁 상대는 대부업체가 아니라 저축은행 캐피털"이라며 "제2금융권 고객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우리의 경쟁 상대는 대부업체가 아니라 저축은행 캐피털"이라며 "제2금융권 고객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