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서울 별밤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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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예술의전당서 佛 오르세미술관 소장품전…고갱·세잔 등 명작 130점 전시
'나는 종교에 대해 처절한 욕구를 갖고 있다. 그런 밤이면 나는 별을 그리러 밖으로 나간다. 눈 앞의 대상을 사실적으로 그리기보다는 임의대로 색상을 활용해 나를 강하게 표현한다. '(빈센트 반 고흐)
고흐의 1888~1889년 작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은 무한한 우주의 신비를 담은 묵시론적인 그림이다. 밤하늘이 마력 같은 에너지를 뿜어내며 이 땅을 비춘다.
고흐의 작품을 비롯해 알렉상드르 카바넬의 '비너스 탄생',고갱의 '소가 있는 해변 또는 벼랑',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밀레의 '봄',르누아르의 '소년과 고양이',드가의 '계단을 오르는 무희' 등 유명 인상파 화가들의 명작이 한국에 왔다.
◆신화에서 죽음까지 다양한 붓질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4일부터 9월25일까지 펼쳐지는 프랑스 오르세미술관 소장품전에는 인상파 회화 73점과 드로잉 24점,사진 작품 37점이 걸린다. 인상주의 미술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오르세미술관의 소장품 중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지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한 거장들의 작품이 '신화에서 역사까지''자연-인물''현대적인 삶''우울,고독 그리고 죽음' 등 5개 섹션으로 나눠 소개된다. 전시장을 따라 고갱,드가,고흐,르누아르,밀레 등의 대표작을 보며 미술사적 의미까지 조망할 수 있다.
'신화에서 역사까지'섹션에서는 19세기 중반까지 화가들이 신화 속 이야기나 고대 역사를 소재로 전통적인 아카데미의 기준에 맞춰 그린 작품들을 보여준다.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와 알렉상드르 카바넬이 신화 속의 비너스를 통해 여체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작품이 눈길을 붙잡는다.
'자연과 인물' 섹션은 일상의 풍경과 사람들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빛의 특별한 효과를 색채로 표현한 작품을 다룬다. 모네와 시슬레,르누아르 등의 작품이 이 섹션에서 소개된다.
19세기 파리는 인상파 화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 최적의 장소였다. '현대적인 삶' 섹션은 19세기 도시와 도시적인 삶이 가져오는 풍요로움을 다룬 작품으로 구성했다. 해변의 물놀이와 뱃놀이,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당시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
그 시절 화가들은 '기쁨'의 정반대에서 '우울하고 고독한' 삶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화려한 부르주아 계층의 삶의 이면에는 고되게 노동을 해야 하는 도시 빈민들의 비참한 모습이 존재했다. 산업화로 생긴 인간 소외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들은 '우울,고독 그리고 죽음'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인상주의 작품 한자리에
미술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인상주의(인상파)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근대 예술운동의 한 갈래다. 미술 비평가 루이 르로아가 모네의 1872년 작 '인상,해돋이'를 보고 비아냥거리며 붙인 말에서 유래됐다.
인상주의 미술의 특징은 빛을 통해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자연을 묘사한 것이다. 하지만 1880년대 후반 인상주의 화풍을 수정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세잔을 비롯해 고흐,고갱,로트렉,쇠라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후기 인상주의다. 이들의 독창적인 화풍도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 어른 1만2000원 학생 8000원.(02)325-1077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