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글로벌 불균형의 본질과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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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무역 1조달러 원년으로 기대하고 있는 한국의 지난해 무역 규모는 수출과 수입을 합쳐 총 8900억달러였다. 그런데 미국이 2006년 기록한 경상수지 적자만 8000억달러이고 금융위기가 무역을 위축시킨 2009년의 적자도 3800억달러에 이른다. 반면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2010년 3000억달러를 기록한 이후에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현 글로벌 불균형의 핵심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중국,산유국들의 흑자가 대규모로 지속되는 현상이다.
경상수지는 결국 투자저축갭이다. 글로벌 불균형을 유발하는 갭의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와 소비자의 과소비 때문이라고도 하고 중국의 지나친 저축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많이 소비하더라도 미국이 자국의 생산물을 더 소비하는 것이라면 수입을 늘리지 않아도 된다. 또 중국이 많이 저축해 생산물이 남아돌더라도 이것을 미국이 사주지 않으면 역시 미국의 수입은 늘지 않는다.
기업들의 수출마케팅 활동은 치열하고 개발도상국 정부는 다양한 수출 지원정책을 펼친다. 생산했다고 그 제품이 모두 그냥 수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출은 단순히 많이 저축해서가 아니라 세계 각국이 중국 제품을 그만큼 많이 사주기 때문에 날로 증가한다. 미국이 스스로 더 생산해 소비하거나 수출하는 대신 중국의 생산물을 계속 사주기만 한다면 불균형은 불가피하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의 달러화가 국제거래의 기축통화로 기능하려면 미국의 경상수지적자가 불가피하다. 세계시장의 다른 나라 사람들은 미국인들에게 상품을 팔아야 달러를 획득한다. 만약 미국이 매번 즉시 같은 금액을 수출해 이 달러를 회수해 가버리면 세계시장에서 유통될 달러는 없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그만큼의 달러화를 세계시장에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국제거래 규모가 더욱 커지면 기축통화의 공급도 더 많아져야 하므로 달러화가 세계화시대의 기축통화로 계속 기능하려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더욱 더 늘어나야 한다.
방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현금으로 보유하면 이자소득을 놓치므로 중국은 현금 아닌 금융자산 형태로 보유하려고 한다. 그러나 국제적으로도 안전한 금융자산은 그렇게 많지 않다. 중국과 산유국들은 저금리지만 가장 안전한 미국의 단기 국채를 즐겨 매입한다. 중국과 산유국들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이 경로를 따라 다시 미국으로 유입돼 적자재정을 뒷받침해 미국의 쌍둥이적자 구조를 고착시킨다.
이승훈 < 서울대 명예교수 >
경상수지는 결국 투자저축갭이다. 글로벌 불균형을 유발하는 갭의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와 소비자의 과소비 때문이라고도 하고 중국의 지나친 저축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많이 소비하더라도 미국이 자국의 생산물을 더 소비하는 것이라면 수입을 늘리지 않아도 된다. 또 중국이 많이 저축해 생산물이 남아돌더라도 이것을 미국이 사주지 않으면 역시 미국의 수입은 늘지 않는다.
기업들의 수출마케팅 활동은 치열하고 개발도상국 정부는 다양한 수출 지원정책을 펼친다. 생산했다고 그 제품이 모두 그냥 수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의 수출은 단순히 많이 저축해서가 아니라 세계 각국이 중국 제품을 그만큼 많이 사주기 때문에 날로 증가한다. 미국이 스스로 더 생산해 소비하거나 수출하는 대신 중국의 생산물을 계속 사주기만 한다면 불균형은 불가피하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의 달러화가 국제거래의 기축통화로 기능하려면 미국의 경상수지적자가 불가피하다. 세계시장의 다른 나라 사람들은 미국인들에게 상품을 팔아야 달러를 획득한다. 만약 미국이 매번 즉시 같은 금액을 수출해 이 달러를 회수해 가버리면 세계시장에서 유통될 달러는 없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그만큼의 달러화를 세계시장에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국제거래 규모가 더욱 커지면 기축통화의 공급도 더 많아져야 하므로 달러화가 세계화시대의 기축통화로 계속 기능하려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더욱 더 늘어나야 한다.
방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현금으로 보유하면 이자소득을 놓치므로 중국은 현금 아닌 금융자산 형태로 보유하려고 한다. 그러나 국제적으로도 안전한 금융자산은 그렇게 많지 않다. 중국과 산유국들은 저금리지만 가장 안전한 미국의 단기 국채를 즐겨 매입한다. 중국과 산유국들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이 경로를 따라 다시 미국으로 유입돼 적자재정을 뒷받침해 미국의 쌍둥이적자 구조를 고착시킨다.
이승훈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