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 하락세(원화 강세) 속에서도 수출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해외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환율이 하락하는데도 수출은 사상 최대치 행진을 하고 있다.

◆5월 하루 평균 수출 사상 최대

원 · 달러 환율은 올 들어 전반적으로 하락세다. 작년 말 1134원80전이었던 원 · 달러 환율은 지난 3월31일 1096원70전으로 하락,2008년 9월10일 이후 처음으로 1000원대로 내려섰고 1일에는 1074원60전으로 떨어졌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말(1202원50전)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120원을 넘는다.

지속적인 환율 하락에도 수출은 증가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달 수출이 480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3.5%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21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 5월까지 수출은 2284억7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늘었다. 무역흑자는 157억5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7억4600만달러)의 5.7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엔 위안 유로 등 주요 통화가 달러에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강세가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4.9% 오르는 동안 엔화와 위안화 가치도 각각 0.8%와 1.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로화 가치는 7.9% 올랐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경제조사팀장은 "수출 경쟁국의 통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 · 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이 일부 상쇄됐다"고 평가했다.

◆대지진 후 대일 수출 증가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대지진도 한국의 수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출 증가를 이끌고 있는 석유화학과 자동차는 대지진으로 일본 기업의 조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업종이다. 지난달 한국의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7.0% 증가했고 자동차 수출은 26.5% 늘었다. 합판 직물 등 재해 복구에 필요한 품목과 생수 라면 등 생필품을 중심으로 한 대일 수출도 늘었다.

유승호/박신영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