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1인칭슈팅(FPS) 게임 '서든어택'의 재계약을 놓고 넥슨과 CJ E&M(넷마블)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넥슨이 서든어택 개발사인 게임하이 인수전에서 이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CJ E&M을 따돌리고 인수 · 합병(M&A)에 성공하면서 양사의 주도권 다툼이 점입가경에 이르렀다.

서든어택은 FPS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국민게임'으로 현재 CJ E&M이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하이와 퍼블리싱 계약 종료일은 오는 7월10일이지만 양사의 신경전으로 아직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포문은 CJ E&M이 열었다. 지난달 30일 남궁훈 CJ E&M 게임 부문 대표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넥슨과의 서든어택 재계약이 이뤄질 경우 전체 매출의 70%를 서든어택 개발사인 게임하이가，30%를 CJ E&M이 갖는 수익분배안과 계약금 150억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며 "넥슨이 오는 연말까지라도 재계약에 동의해줄 경우 우리가 보유한 이용자 데이터베이스(DB)를 넥슨에 넘겨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협상 과정에서 계약 내용을 외부에 알린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게임하이도 즉각 반응했다. 이날 저녁 "CJ E&M이 협상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에 대해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며 "게임 데이터베이스는 이용자들의 것이고 계약 완료까지 성실히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보도 자료를 냈다. 게임하이는 또 1일 김정준 대표이사 이름으로 자료를 내고 CJ E&M의 발표 내용을 재차 반박했다. 게임하이는 "CJ E&M 측이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한 150억원，수익배분율 7 대 3 등의 계약조건은 지난해 말 우리가 제시한 조건으로 CJ E&M 측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CJ E&M도 바로 재반박에 나섰다. CJ E&M 관계자는 "게임하이가 지난해 제안한 재계약 조건은 퍼블리싱이 아닌 채널링(특정 게임을 한 회사가 독점하지 않고 여러 회사에서 서비스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 전혀 다른 내용의 제안"이라며 "수익배분도 게임하이가 최고 90%까지 가져가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속내를 들여다보면 CJ E&M은 자사의 간판 서비스 게임이자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서든어택'을 놓치기 싫어하는 반면 넥슨은 이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고 싶어한다"며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결국 애꿎은 이용자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 1400만명이 넘는 서든어택 회원의 등급，아이템 등의 데이터베이스가 없어져 이용자들은 게임 계정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