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로비 파문 확산] 아시아신탁, 부산저축銀과 상호출자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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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창 역할 의혹 증폭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2008년 취임하기 전까지 등기이사로 경영에 관여한 아시아신탁은 부동산 신탁회사다. 이 회사의 실질적인 주주는 아시아자산신탁 회사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언론인 출신 정서진 씨(58)다. 그는 전남 진도 출신으로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와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저축은행과 아시아신탁 측은 서로 주식을 주고받았다.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은 2009년 아시아신탁의 관계사인 아시아자산운용의 지분 4.95%(5만주)씩을 사줬다. 아시아신탁은 작년 6월30일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90억원어치 주식을 주당 2만5860원에 매입했다. 또 관계사인 아시아자산운용(아시아신탁이 9.9% 지분 보유)도 10억원 유상증자를 해줬다.
이영회 아시아신탁 회장은 이에 대해 "후발주자로서 부동산 신탁 물량을 대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던 차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이 많은 부산저축은행이 유상증자를 하면 업무제휴를 하겠다고 제안해 와 받아들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정씨와 부산저축은행 대주주 사이에 친분관계가 있었고,김 전 원장의 '대리인' 격인 강성범 감사와 부산저축은행의 강성우 감사도 친인척 관계였다"고 말했다. 강성범 감사는 아시아신탁의 감사와 부산저축은행의 사외이사를 겸임하기도 했다.
아시아신탁은 부산저축은행의 재무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작년 9월30일 부산저축은행 주식 90억원 중 26억원어치를 주당 2만6650원에 매각했다. 또 21억원어치를 지난해 12월31일 주당 2만7430원에 더 팔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누군가가 부산저축은행의 상태가 훨씬 나빠졌는데도 증자 가격보다 비싼 값에 사 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부산저축은행 지분 43억원어치는 아시아신탁이 전액 손실처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돈마저 아시아신탁이 찾아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기 직전 수십억원어치 뭉칫돈이 아시아신탁으로 빠져나갔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전 원장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사를 맡고 있는 대검 관계자도 "김 전 원장과 아시아신탁의 관계를 수사하고 있다"며 "이번 주 내로 그를 소환해 아시아신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궁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상은/이고운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