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하기 위해선 '영업용 순자본비율(NCR)' 산정을 현실화하고 '차이니즈 월(정보교류 차단장치)'을 완화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다.

NCR은 자기자본에서 부동산 등을 뺀 영업용 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처럼 증권사의 재무건전성 지표로 쓰인다. 현재 NCR이 150% 미만이면 금융감독 당국의 적기시정 조치 대상이 된다.

정영채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는 "은행에 적용하는 BIS비율과 비교하면 감독당국이 증권업계에 지나치게 높은 NCR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며 "증권사에 비해 은행이 오히려 위험도 높은 투자가 가능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파생상품 관련 위험을 산정하는 데 있어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예컨대 옵션 전략 중 예측이 빗나가더라도 손실이 한정되는 구조를 가진 전략에 대해서도 최대 손실가능 금액보다 훨씬 많은 시장위험액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상장지수펀드(ETF) 원자재 등 신상품 투자와 관련해 제대로 된 위험산정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2009년 2월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도입된 차이니즈 월이 과도한 수준이라는 의견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투자상품 매매 · 소유정보,집합투자 · 일임구성 · 운용정보,기업금융 관련 미공개 정보의 교류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임직원의 겸직을 금지하고 사무실이나 설비의 공동 활용도 제한된다.

한 증권사 IB사업본부장은 "IB업무에서의 PI(자기자본투자) 제한으로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없도록 하는 건 문제"라며 "IB부서에서 비상장 신생기업에 대한 PI나 대량매매 등을 허용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채권 영업도 높은 차이니즈 월로 인해 시장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