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3단계 하향 조정했다.사실상 디폴트 등급으로 낮춘 것이다.

무디스는 1일(현지시간)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1’에서 ‘Caa1’으로 3단계 하향조정했다.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불확실한 성장전망과 재정적자 감축 실패 등을 감안할때 그리스가 채무재조정을 하지 않을 경우 현재 부채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등급 하향조정 이유를 설명했다.무디스는 또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민간채권자들로 하여금 채무재조정에 참여토록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리스 부채문제가 IMF 등의 지원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고 민간채권자(은행 등)까지 참여하는 채무상환 기한 연장,원금 또는 이자탕감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과거 Caa1 등급을 받은 국가는 절반정도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는 디폴트 상황에 빠졌다고 무디스는 덧붙였다.

이에 앞서 다른 신용평가사인 피치 레이팅스도 그리스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3단계 낮추고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지난달 9일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내린 바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민간 투자자들에게 만기되는 원금을 그리스 국채에 재투자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블룸버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국채에 투자한 민간금융회사들이 만기도래도 상환받은 자금을 다시 그리스 국채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이를 위해 높은 금리를 주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혜택을 주는 안도 검토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는 사실상 무디스가 전망한 채무재조정에 해당하는 것이다.

EU가 이같은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단기자금을 지원하더라도 민간 투자자들의 채무에 대해 상환조건 변경 등의 조치가 없으면 그리스 재정위기가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ECB는 채무재조정이 유럽 은행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ECB내 입장변화의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채무재조정에 반대하는 ECB의 유르겐 스타크 이사는 “롤오버(재투자)는 디폴트로 간주되지 않을 것이며 민간투자자들이 그리스를 돕는데 참여하게 만드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리스 사태와 관련,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 겸 룩셈부르크 총리는 3일(현지시각) 룩셈부르크에서 긴급 회동을 갖기로 했다.이번 회동은 그리스 그리스 재정 긴축 프로그램 이행에 대한 EU-IMF 공동전문가팀의 평가가 끝난 직후 이뤄지는 것이다.이들 전문가팀은 EU와 IMF가 지원키로 한 1100억유로 외에 어느 정도의 추가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한 실사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