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2일 국내 증시는 그리스 신용등급 강등 여파 등으로 변동성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일 약보합세로 장을 마감,2140선에 턱걸이했다.그리스 지원책 마련에 대한 기대가 전날 선반영된 데 따라 장중 혼조세를 나타내며 숨고르기 장세를 보였다.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매도 우위로 돌아섰고,현물시장에서도 매수 강도가 한층 약해진 모습이었다.이에 지수는 장중 215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끝내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시 급락은 이날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악화된 경제지표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그리스 신용등급 하향 여파로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은 모두 2%대 급락했다.무디스는 이날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증권업계에선 코스피지수의 하방경직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그리스 재정위기,미국 경기 둔화,세계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증시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완전한 상승 추세의 복귀를 단언하기는 힘든 시점이지만 지난달 25일에 기록한 2030선 및 120일(2067)에서의 지지력 형성 기대는 공고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 경기 모멘텀 둔화와 2차 양적 완화(QE2) 정책 종료,그리스 추가지원 관련 이슈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아직 그리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봉합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에 따라 미국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고, 6월 말 QE2 종료 이후에도 자생적인 회복세를 이어나갈지에 대한 확인도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외부 변수에 따른 변동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외국인의 매매 기조가 대외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국내 자금 동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은행권이 ‘자문형 랩’과 비슷한 ‘자문형 신탁’(자문형 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은행의 주식형 상품 판매가 올해 국내 증시의 수급 주도권을 외국인에서 국내 자금으로 돌리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2005년 이후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2007년까지 국내 증시가 레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적립식 펀드로의 자금 유입에 있었고,이런 부분에 은행이 크게 기여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기존 주도업종인 자동차,화학,정유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조정을 거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부각됐다”면서도 “미국 뮤추얼펀드 내의 자산비중 변화는 매우 장기 사이클로 진행되고 있음을 주목,주식비중에 대한 고민보다는 업종전략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여전히 수출경쟁력을 확보한 주도주에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소외주의 경우 단기적으로 박스권 하단에서의 가격매력은 확보했지만 본격적으로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 확산과정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팀장도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화학,정유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유효하고,종목의 경우 랩어카운트 상품에서 편입이 가능한 규모로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으로 압축해야 한다”며 “이달 관심 종목군으로 2분기 실적 호전주,중국과 일본의 전력 관련된 수혜주,선별적인 중형주를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