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BMW 335i 뚜껑 열고 6번국도 달려보니···

뉴335i 4세대 페이스리프트 '쿠페+오픈카' 묘미
3.0리터 터보 엔진···"도로 위의 야생마 따로없네"


BMW코리아가 지난해 국내 시장에 내놓은 뉴335i 컨버터블은 '쿠페'와 '오픈카'의 경계를 드나드는 차다. 단단한 하드탑 뚜껑을 열어 젖히면 단 20초만에 2도어 쿠페에서 4인승의 오픈카로 바뀐다.

오픈카에서 쿠페로, 쿠페에서 오픈카로 바뀌는 장면 자체가 이 차가 가진 묘미로 꼽힌다. 비오는 날, 겨울철엔 지붕을 덮을 수 있고, 여름철엔 뚜껑 열고 스치는 바람을 맞을 수 있다.

뉴335i는 BMW 3시리즈 컨버터블 4세대다. 3시리즈 컨버터블은 1986년 1세대가 처음 나온 이래 지금까지 네 차례 진화했다. 한국시장에 4세대는 2007년 3월 상륙했다. 뉴335i는 엔진과 디자인이 바뀐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지난해 여름 국내에 소개됐다. 가격은 9140만원으로 3시리즈 320i 세단의 2배다.

컨버터블은 여름에 돋보이는 멋쟁이 차로 불린다. 지붕 없이 달릴 때 미묘한 쾌감이 전달되는 까닭이다.

5월 마지막날 뉴335i를 몰고 서울 도심 시내를 돌아 보았다. 뚜껑을 닫고 쿠페로. 또 6월 첫 날 구리와 양평을 잇는 6번 국도를 달렸다.뚜껑을 연 오픈카로.
'1억' BMW 335i 뚜껑 열고 6번국도 달려보니···
뉴335i는 '날렵한 야생마' 느낌을 주로 차로 평가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키 버튼을 누르고 가속 페달에 발을 올려놓자마자 경쾌한 엔진음이 난다. 거침없이 내달린다.

배기량 3000cc급 트윈파워 터보엔진이 달려 있어 최고 출력 306마력(5800rpm), 최대 토크는 40.8kg·m(1200~5000rpm)을 낼 수 있다. 페달을 좀더 깊숙히 밟을 경우 달리는 성능이 예상을 뛰어 넘는다. 10초 이내 계기판의 수치가 150~160km까지 치솟는다.

차의 제원은 안전 최고속도의 경우 250km/h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는 '제로백'은 5.7초.

이 때문에 운전석에 앉게 되면 사람들의 질주하고 싶은 본능을 자극한다. 오픈카로 달릴 땐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나칠 경우 차가운 바람이 운전석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이른바 '폼 잡으려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차의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운전하는 재미를 더해 주는 요소다. 수동과 자동 변속을 쉽사리 조작할 수 있는 패들쉬프트 기능이 핸들 옆에 달려 있다. 이를 잘 이용하면 스포츠카 운전의 묘미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센터페시아 아래 스포츠 주행 버트를 누를 경우 부드럽게 가속감도 즐길 수 있다.

뉴335i는 가솔린 연료를 쓰지만 토크 힘이 좋아 순간 가속력이 고성능 디젤차 못지 않다. 시내 주행에선 엔진회전수 2000rpm 이내에서 오르막길 등 웬만한 달리기는 가능하다. 특히 단단한 서스펜션은 코너링를 하는 맛을 배가시켜준다.
'1억' BMW 335i 뚜껑 열고 6번국도 달려보니···
베이지 색상의 실내 인테리어는 전형적인 BMW 개성이 묻어난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과 대시보드에 시크릿 타입으로 장착된 컵홀더 등은 '얄밉게도'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실내 공간은 4개 시트로 구성돼 성인 4명까지 탈 수 있다. 하지만 뒷좌석의 경우 체형이 큰 성인 남성 2명이 함께 타면 비좁다. 4개 시트를 갖췄으나 2인승 쿠페형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 차에 탑재된 독일산 하만카돈 오디오는 서라운드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량이 풍부하다. 와이드형 8.8인치 내비게이션보단 오디오시스템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지미 헨드릭스의 일렉트릭 기타 연주곡을 틀고 볼륨을 높이면 시속 100km 안팎으로 달려도 풍절음(주행 시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뉴335i는 BMW코리아의 라인업 가운데서도 많이 팔리는 차종은 아니다. 마니아층을 겨냥한 모델인 까닭이다. 가격도 취·등록세를 포함하면 1억원에 이른다. 가격 부담과 썩 좋은 편이 아닌 연비는 이 차의 단점. 하지만 40~50대가 주말이나 휴일에 이 차를 이용할 경우 한껏 멋이 날 수 있다는 느낌이다.
'1억' BMW 335i 뚜껑 열고 6번국도 달려보니···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