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이 추천하는‘숨은’ 맛집 TOP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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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만 골라 다니는 직업군을 떠올릴 때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사람들이 바로 VIP 고객을 상대하는 은행과 증권사 PB들이다.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를 겸한 유명 PB들에게 ‘나만의’ 맛집을 알려달라고 했을 때 공통점이 있었으니 약속이나 한 듯 망설였다는 점이다. 창간호 특집으로 소개하는 ‘숨은 맛집 톱 10’은 각 PB들의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맛집 가운데 ‘엄선’한 곳들이니 진실로 소중한 사람과 한 끼 해야 하는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면 반드시 메모해두시길.



꽃과 와인, 그리고 이탈리안 퀴진 서래마을, 비노 플라워

최준영 SC제일은행 도곡PB센터 팀장

“가격대가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이탈리아 요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주로 여성 고객들과 점심 또는 저녁식사를 할 때 선택하는 맛집. 여성들은 식사 후 나갈 때 예쁜 꽃 한 송이를 선물받는데, 동행한 여성 고객들이 행복해 하니 일거양득인 셈이다.”

‘비노’는 이탈리아어로 와인을 뜻하고, ‘플라워’는 말 그대로 꽃인데, 레스토랑 이름에 왜 두 단어가 합쳐졌는지 물어보니 고개를 끄떡일 만한 답이 나온다.

원래 꽃을 좋아한 여사장이 꽃가게에 와인을 조금씩 들여와 팔기 시작했는데, 가격 경쟁력이 있는 와인이 쏠쏠하게 나갔단다. 와인을 팔다 보니 와인을 음식과 함께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을 하나 하면 어떻겠느냐는 손님들의 권유로 결국 레스토랑까지 오픈하게 됐단다.



현재는 플라워 숍과 와인 바를 겸하는 ‘마켓 비노 플라워’가 레스토랑인 ‘비노 플라워’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데, 오는 7월이면 레스토랑을 와인 바 위층으로 옮길 예정이다.

메뉴판을 열어보니 이탈리아에서 수학하고 돌아온 셰프의 손맛을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종류도 만만찮다. 그 가운데서도 1만5000원의 착한 가격을 자랑하는 런치세트는 인기가 높다. 누룽지 해물스튜 파스타는 매콤하고 얼큰한 토마토스튜 맛으로 숙취가 있는 남성 고객들도 과감하게 선택한다고. 직접 구운 파네(빵) 파스타를 둘러싼 단호박 크림의 맛은 혀끝이 황홀할 정도로 담백하고 부드럽다.

파스타랑 그리 친하지(?) 않은 상대를 만난다면 로에 파스타를 권해봄 직하다. 엔초비와 새우, 관자살이 톡톡 씹히는 날치알과 어우러지는 맛이 한국 음식과 그리 멀지 않은 느낌이다. 식사 후 떠나는 여성 고객에게 선물하는 꽃 한 송이가 하루는 절반을 송두리 바꿔놓을지도 모를 일이다.

위치 서울 서초구 반포4동 72-7번지 1층
문의 02-593-0344(
www.vinoflower.com)
오픈 런치 오전 11시 30분~오후 2시 30분, 디너 오후 5시 30분~10시
가격 파스타 1만3000~1만7000원 선, 피자 1만3000~1만6000원 선, 안심·등심
스테이크 3만5000원, 양갈비구이 3만6000원. 와인 150여 종 보유(부가세 10% 별도)
기타 발레파킹(2000원). 룸 예약은 필수




크리에이티브 모던 퀴진의 ‘정수’ 가로수길, 엘본 더 테이블
유진경 동양종합금융 압구정PB센터 부장


“머니로부터 나만의 숨은 맛집 추천을 의뢰받고 한참을 고민하다 고른 레스토랑이다. 근무처가 강남이라 주로 가까운 거리의 레스토랑을 많이 찾게 되는데, 그 가운데 엘본 더 테이블은 이탈리안이지만 뭔가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여성 고객과 함께 하면 만족도가 높은 맛집이다.”

신사동 가로수길‘엘본(ELBON)’은 3가지 다른 콘셉트를 가진 공간이다.

1층은 명품 편집숍인 ‘엘본 더 스타일’, 2층과 3층은 레스토랑 ‘엘본 더 테이블’,4층은 ‘엘본 더 가든’으로 도심 속에서 가든파티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엘본 더 테이블’의 첫 번째 층인 2층은 주방과 홀이 하나로 연출된 오픈키친으로 블랙과 화이트의 깔끔하고 모던한 캐주얼 다이닝 콘셉트다.

특히 셰프의 퍼포먼스를 눈으로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는 ‘셰프 테이블’은 최현석 셰프의 새로운 메뉴를 맛보려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자리.

3층은 전층 모두 프라이빗 룸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 방은 그린, 화이트, 올리브, 레드 등 컬러에 포인트를 뒀다.

엘본 더 테이블에서는 매월 바뀌는 세트메뉴가 있어 끊임없이 새로운 조리법으로 탄생된 새로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훤칠한 키에 눈에 띄는 외모로 ‘스타’셰프로 알려진 최 셰프는 지금껏 ‘크리에이티브 모던 퀴진’이라 불리는 600여 가지의 창작 요리를 탄생시켰는데, 6월에는‘프로슈트와 후추 거품을 곁들인 차가운 참외수프’를 야심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시그니처 메뉴인 캐비아를 올린 차가운 파스타, 네 가지 식감의 장미소스 바닷가재 그릴과 참숯불에 구워내는 스테이크와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 등도 엘본 더 테이블이 빼놓으면 서러워할 메뉴들. 이곳에는 요즘 부쩍 40~50대 비즈니스 고객들이 증가했다는 소문이다.

위치 서울 강남구 신사동 530-5
문의 02-547-4100
오픈 정오~밤 12시
가격 수프 & 샐러드 1만~2만 원 선, 파스타 2만~3만 원 선, 스테이크 3만 원부터,
런치 세트메뉴 3만8000원·5만 원, 디너 세트메뉴 6만8000원·8만5000원
기타 발레파킹 가능, 2시간 기본(2000원)



백화점 식당가에서 만나는 명품 이탈리안 푸드 일치프리아니

김종설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 블루 PB센터장

“주로 주요 백화점에 입점해 있어 고객들이 백화점에서 쇼핑한 뒤 식사시간에 만날 수 있어 편리하다. 분위기와 음식 퀄리티가 뛰어나 함께한 고객들은 모두 만족한다. 청담동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견줘도 맛이 훌륭하고 가격대도 합리적인 편.”

환한 원목바닥에 패브릭으로 감싼 미니멀한 디자인의 테이블과 의자, 은은한 조명으로 편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손님을 맞는 일치프리아니(IL CIPRIANI)는 2001년 논현동 본점을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에 이어 작년 소공동 롯데백화점 내 오픈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캐주얼하지만 기품을 잃지 않는 이곳에 들어서 직원의 안내에 따라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하면 이내 이 집의 명물이기도 한 발사믹 식초 오일과 함께 식전 빵이 제공된다.

큼직한 나무 볼에 그날그날 주방에서 구워낸 빵과 함께 찐 고구마, 감자가 나오는데 그 양과 맛은 뒤에 나올 메인 요리의 기대감을 높여준다.

이탈리아 요리지만 서브된 음식들은 모두 투박한 우리 도자기에 담겨있어 눈길을 끈다. 광주요와 정소영식기장에 별도로 주문제작한 식기들로 이탈리아 음식과 한국적인 멋이 담긴 우리 식기의 만남이 식사 내내 입은 물론 눈까지 즐겁게 한다.

애피타이저와 수프류, 샐러드, 파스타, 고기를 위주로 한 메인 요리까지 다양한 메뉴로 선택의 폭이 넓고 화학적인 조미료의 맛이 느껴지지 않고 재료 본연의 싱싱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

음식의 농수산물 재료들은 당일 새벽 가락시장과 노량진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직접 사와 매장별로 소분해 당일 요리 재료로 사용한다 하니 그 맛의 정직함이 이해가 될 정도.

비즈니스 모임이 있을 경우 특정 재료나 메뉴를 미리 고안, 준비가 가능해 기업체의 중요한 미팅이나 소모임도 자주 이루어지고 있다. 프라이빗한 미팅을 위한 식사 시간을 이곳에서 준비하면 어떨까.

위치 서울 중구 소공동 1번지 롯데백화점 12층
문의 02-772-3494
오픈 오전 11시~오후 9시
가격 샐러드 1만 원 선, 파스타 1만7000원 선, 스테이크 4만 원 선(부가세 포함)




음식과 와인, 마리아주를 즐기다 청담동, 알리고떼
이명희 한화증권 서초G-Five지점 총괄지점장


“알리고떼는 서울 도심 속에 있지만 2층 룸에서 내려다볼 때 색다른 청담동 풍경을 느낄 수 있어서 특별하다. 물론 음식 맛도 빼놓을 수 없는 맛집의 조건.

여성 고객들과 식사 약속이 있을 때 자주 떠올리게 되지만, 사실은 연인과 데이트를 위한 장소로 강추.”

고즈넉한 청담동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모르는 이들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알리고떼(ALIGOTE)’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한 감칠맛 나는 이탈리안 푸드를 다양한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파스타와 스테이크 등 메인 메뉴를 바탕으로 수제비식 해물볶음이나 청포도를 넣은 루콜라 주스 등 기발하고 재미난 음식들도 눈에 띈다.

400여 종의 다양한 나라별 와인을 보유해 특히 와인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이곳은 국내의 보르도 와인 아카데미를 수료한 와인 전문가가 상주해 있다.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주는 것은 물론 방문하기 전 미리 디캔팅 서비스를 예약받는 등 세심한 배려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알리고떼는 리델 와인글라스를 사용한다니 와인 애호가들의 만족도를 높여줄 듯하다.

푸른 자연과 정원이 함께 하는 고즈넉한 분위기 덕분에 40~50대 남성 고객들이 주를 이루고 주말에는 데이트하는 연인들도 많이 찾는다.

이 집의 명물 해산물 수제비는 제주나 통영에서만 잡히는 일명 ‘딱새우’를 비롯한 푸짐한 해산물이 들어가 오픈 초부터 사랑받은 메뉴.

모든 식재료들은 매일 주방장이 직접 수산시장에서 사오고 싱싱하고 맛 좋은 제철 식재료로 ‘오늘의 메뉴’를 바로바로 공급한다. 쿠키나 빵 등 디저트류도 그날그날 주방에서 수제로 만들어낸다.

최대 10명 수용 가능한 룸과 5명 정도 가능한 룸이 마련돼 있어 프라이빗한 모임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위치 서울 강남구 청담동 37-12
문의 02-514-9973
오픈 오전 11시~새벽 2시
가격 파스타 2만 원대, 스테이크 4만 원대, 하우스와인(글라스로 1만5000원), 부가세 10% 별도
기타 외부 와인 반입 금지, 발레파킹(2000원)





‘자연의 맛’으로 채우는 임금의 밥상 광화문, 한미리

이정우 신한은행 파이낸스PB 센터장


“한정식집 하면 다 고만고만하다고 생각하지만 한미리는 회사와도 가까워서 좋지만 맛 또한 전통 한식 그대로다. 조미료를 쓰지 않는 삼삼한 맛은 한정식 식사의 부담을 덜어준다. 광화문 한미리는 계절 메뉴가 좋은데, 철따라 물이 가장 좋은 재료를 이용한 주방장의 솜씨에 점수를 주고 싶다.”

한정식집 ‘한미리’의 뿌리는 궁중과 서울 반가(양반집) 음식이다. 10년 된 역삼점에 이어 광화문점은 3년 전에 문을 열었지만 입지가 좋아 금융인, 정치인, 공무원, 대사관 직원, 외국인 등 화이트컬러 고객층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규모 또한 커 17개에 달하는 룸은 각종 가족모임, 소모임, 기자회견 장소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한식 경력 40년의 오형석 조리부 이사가 손님맞이로 선택한 메뉴는 ‘한미리 베스트 샘플러’.

약선호박죽으로 시작하는 코스는 등심편채 샐러드, 탕평채와 숙채, 궁중해물잡채, 소고기 찹쌀구이, 오방색 구절판, 대하찜, 사찰식 들깨신선로, 갈비찜, 찬과 된장찌개 등 ‘장거리’ 코스로 이어졌다.

형형색색 빛깔 고운 음식들은 어느 하나 밀어둘 수 없을 만큼 혀를 호강시킨다. 더욱 좋은 것은 그 어디에서도 조미료 맛을 느낄 수 없다는 점.

다려놓은 간장에 사과와 배, 마늘, 각종 채소를 더해 간을 맞춘 갈비찜 양념장은 오 이사의 특제 소스. 마늘과 무, 배 등을 갈아서 만드는 향신즙 또한 한미리 맛의 비결이다.

자연의 재료로 전통 그대로 맛을 낸 한식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엄지손가락을 올리게 한다고.

수삼 떡갈비 진반(3만8000원)과 진구절 궁중비빔밥 정식(2만9000원) 등도 인기 메뉴지만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손님들에게는 ‘묘정’ 코스(4만 원)도 인기다.

한미리는 6월 계절별미로 연포탕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른 여름 미리 하는 보양식으로 ‘딱’ 좋겠다. 뱃속에 공간이 조금이라도 남았다면 두텁턱 맛보기도 빼놓지 말기를.

위치 서울시 중구 무교동 96 프리미어 플레이스 2층
문의 02-757-5707(8)
www.hanmiri.co.kr
오픈 런치 오전 11시 30분~오후 2시 30분, 디너 오후 6~10시
가격 점심 코스 2만~5만 원 선, 저녁 코스 4만~15만 원 선(부가세 10% 별도),
두텁덕 1상자 1만5000원(10개입)
기타 발레파킹(2000원)


< 이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머니' 6월호 기사입니다 >


글 장헌주·이지혜·박진아 기자·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