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씨엔아이 김선권 대표 "유해물질 안 나오는 세라믹 코팅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日 '2000시간 테스트' 뚫고 상용화"
전자 부품 함침用 신소재
해외서 수주 문의 잇따라
전자 부품 함침用 신소재
해외서 수주 문의 잇따라
"최근 전자 부품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은 공정 중에 새어 나오는 유해물질에 있습니다. 소재를 함침(含浸)할 때 나오는 포름알데히드가 대표적이죠.반면 순수 세라믹은 오염물질을 전혀 방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어요. "
김선권 신일씨엔아이 대표(58)는 "현재 국내 전자 부품업체뿐 아니라 일본 업계에서도 100% 세라믹으로 만든 함침제 'NCT-E' 수주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함침은 전자 부품업체들이 제품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소재의 미세한 틈새를 메우는 공정이다. 이때 쓰이는 에폭시(epoxy)는 포름알데히드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을 포함하고 있어 최근 10년간 업체들은 이를 대체할 만한 함침제를 찾는 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신일씨엔아이가 2009년 순수 세라믹 함침제 'NCT-E'를 내놓자 업계에서 앞다퉈 제품 공급 요청이 들어왔다. 지난 3월 일본의 콘덴서 제조업체인 일본케미콘이 첫 낭보를 띄웠다. 김 대표는 "NCT-E를 사용한 일본케미콘의 제품들이 2000시간의 테스트를 통과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일씨엔아이가 순수 세라믹을 활용해 만든 제품은 함침제뿐만이 아니다. 세라믹 코팅제 'NCT-F'는 제철소 용광로나 소각로,송유관의 내부를 칠하는 도료다.
실리콘 수지를 넣은 기존 내열도료가 섭씨 200도 이상의 온도를 버텨내지 못하는 데 반해 순수 세라믹 제품은 최고 1500도의 열에도 타지 않는다. 금속은 물론 콘크리트,벽돌에도 코팅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세라믹 활용 기술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일본 업체들의 코팅제도 온도가 400도만 넘어가면 시커멓게 탄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세라믹이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LED 조명은 투입 전력의 80%가 열로 발생하기 때문에 효율과 수명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그는 "세라믹 코팅제를 조명의 알루미늄 방열판 표면에 바르면 온도가 10%가량 떨어진다"며 "에코비를 비롯한 국내 LED 조명업체 4곳이 수백 시간의 테스트를 거쳐 세라믹 코팅제를 입힌 제품의 양산 준비를 끝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1974년 설립된 신일씨엔아이는 중앙고속도로 죽령과 서울지하철 9호선 913공구의 터널 등을 시공해온 중견 건설업체다.
1990년대 후반부터 건설업계에 VOCs 규제 바람이 거세지면서 기존 페인트를 대체할 만한 소재를 찾던 김 대표는 50여년 동안 세라믹 분야를 연구해온 김동준 고문을 만나 기술을 이전받았다. 김 대표는 "2000년대 초부터 내구성과 내화학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세라믹 코팅제는 많이 나왔지만 모두 기존 도료에 세라믹 분말을 조금 섞는 데 그쳤다"며 "VOCs가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한 것은 신일씨엔아이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안산=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