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옥 보존형' 재개발·재건축 늘린다
서울 마포구 재개발 사업장인 용강2구역.이곳에는 명성황후의 오빠로 호조참판 등을 지낸 민승호가 살던 한옥이 남아 있다. 300㎡ 규모로 보존가치가 높은 문화재급이다.

마포구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보존을 권고했고,조합 측은 사업부지 한 쪽으로 옮겨짓기로 했다. 조합 측은 이 외에 한옥 2동을 이축하고 2개동을 새로 지어 구역 내 테마 공원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한옥이 있는 재개발 · 재건축 구역을 대상으로 한옥을 보존하면서 아파트를 짓는 '한옥+아파트 결합형' 정비사업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2일 밝혔다. 북촌 한옥마을 등 경복궁 일대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 남아 있는 한옥을 보존하기 위한 조치다.

서울시는 한옥이 포함돼 있는 62개 정비사업구역 가운데 아직 구역이 지정되지 않은 30곳을 대상으로 한옥을 살리는 정비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렇게 들어선 한옥은 주민들을 위한 보육시설이나 경로당,공방,게스트 하우스 등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용강2구역에 이어 정릉4재건축구역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권고에 따라 사업 부지 내 4개동의 한옥을 보존하는 사업시행 인가안을 마련 중이다.

서울시는 한옥이 없는 정비구역에 한옥을 신축하는 방식도 추진 중이다. 성북동 225의 103 일대 성북2재개발구역은 문화재 · 경관 보호를 위해 고층개발을 억제하는 입지적 특성을 감안,4층 이하 공동주택 410가구와 한옥 50개동을 조성하는 정비기본계획안을 수립했다.

서울시는 2018년까지 한옥 250개동을 신축할 계획이다. 이병근 서울시 한옥문화과장은 "획일적인 아파트 문화에서 벗어나 주거공간을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한옥과 아파트를 결합한 재개발,재건축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류 열풍 등으로 한옥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북촌,인사동,경복궁 서측 일대 등에선 양옥을 허물고 한옥으로 짓거나 낡은 한옥을 재건축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