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사진)이 페이스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실수를 인정했다.

2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슈미트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재직 시절 가장 큰 실수는 4년 전 페이스북에 대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점"이라고 고백했다. 슈미트는 "(페이스북에 맞서)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알았지만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며 "CEO는 책임을 져야 하며 나는 소셜네트워크 부문에서 망쳐버렸다"고 털어놨다. 2001년부터 구글 CEO를 맡았던 슈미트는 지난 4월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에게 자리를 넘기고 회장으로 물러났다.

슈미트는 "페이스북은 내가 존경할 만한 많은 업적을 이뤄냈다"며 "페이스북과 협력 관계를 맺기 위해 무척 노력했지만 실패했다"고 아쉬워했다. 페이스북은 이후 구글의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구글은 페이스북에 맞서 지난 3월 검색 결과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는 기능인 '플러스원(+1)' 서비스를 내놓고 소셜네트워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와 비슷한 메뉴다.

슈미트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닷컴 등 4개 회사를 '갱 오브 포(4)'라고 칭하며 "기술력으로 소비자와 기업을 만족시키는 탁월한 기업들"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MS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소비자 혁명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며 평가절하했다.

특히 애플에 대해 슈미트는 구글과 긴장 관계에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최근 아이폰용 검색 및 지도 서비스와 관련해 애플과 계약을 연장했다고 말해 사안에 따라 협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