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들이 연일 하락하며 신저가 종목이 속출하고 있다. 헤지펀드 도입과 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 등이 잇달아 발표됐지만 기관 매물이 이어지며 속절없이 추락하는 양상이다.

대우증권은 2일 550원(3.07%) 하락한 1만7350원으로 마감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1월 3만원 선 근처까지 올랐던 주가는 강세장에서도 연일 내림세를 보였다. 증시 조정이 시작된 지난달 이후에는 20% 넘게 급락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이날 2.59% 내린 1만6900원으로 신저가 근처까지 주저앉았다. 한화 대신 신영 동부 교보 NH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은 일제히 최근 1년 새 최저가로 밀려났다. 기관은 지난달 4일 이후 증권주를 내다팔고 있다. 이날 역시 증권업종에 대해 195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증시 강세에도 거래대금이 크게 늘지 않은 데다 수수료 인하 경쟁에 따른 수익성 둔화 우려가 증권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지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처음 2000선을 돌파했던 2007년 월평균 거래대금이 7조~8조원에 달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6조~7조원에 머물고 있다"며 "개인의 증시 참여가 줄면서 증권주에 대한 관심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을 대체하던 자문형 랩어카운트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점도 투자심리가 위축된 요인으로 꼽혔다.

전날 발표된 대형 IB 육성 방안도 주가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합병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에는 긍정적인 뉴스지만 이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인수 · 합병(M&A)을 추진할 수 있는 증권사가 많지 않아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자기자본을 4조~5조원으로 늘리면 적정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맞추기 위해 두 배 이상의 이익을 거둬야 한다"며 "신규 사업이 추가된다고 해도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만 "외환위기 이후 나타나지 않았던 업종 내 구조 개편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