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미 자동차 시장 판매 흐름은 △한국의 약진 △일본의 급제동 △북미 빅3 중 크라이슬러의 선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고유가 영향으로 미국 시장이 작년보다 위축됐고 대지진의 후유증으로 일본 업체가 부진한 가운데 현대 · 기아자동차는 판매량과 점유율을 늘리며 약진했다.

2일 각 업체와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5만9214대,기아차는 4만8212대를 각각 판매했다. 총 10만7426대로 혼다와 닛산을 넘어섰고 도요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도요타는 일본 지진 영향으로 인한 부품공급 차질 때문에 지난달 판매량이 작년보다 33% 감소했다. 혼다와 닛산도 각각 23%와 9% 줄었다.

데이브 주코스키 현대차 북미법인 대표는 "5월은 현대차에 또 한 번 기록적인 달"이라며 "고유가가 소비자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점점 많은 구매자들이 엘란트라,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같은 현대차의 고연비 라인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승세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은 올해 북미시장 100만대 판매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에서 100만대를 기록하면 지난해 중국과 함께 자동차 'G2' 시장에서 밀리언셀러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현대 · 기아차의 약진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팀장은 "8~9월이면 지진으로 인한 타격이 컸던 혼다를 비롯한 일본 업체들의 조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시점부터 일본차 대기 수요가 해소되고 미국 빅3도 판매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 시장에서는 크라이슬러의 예상 밖 선전과 독일 브랜드가 약진한 것도 특징이다. 크라이슬러는 전년보다 9.6% 늘어난 11만4751대를 판매했다. 시장점유율도 10.8%로 늘리며 전년 같은 기간 도요타에 밀린 것을 설욕하고 3위에 올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