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전날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 비밀접촉 사실과 대화내용 등을 폭로한 것을 둘러싸고 설전이 벌어졌다. 여야 의원들은 외교 관례를 무시한 북한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지만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뚜렷한 견해차를 나타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불러낸 뒤 "정상회담을 모색한 것은 잘한 일인데 왜 국민한테는 대화를 안 할 것처럼 하면서 북한에 애걸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현 장관은 "북한을 비공개 접촉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천안함 ·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분명한 시인 · 사과 ·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 이번 접촉의 핵심 내용이며 애걸한 바 없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비공개 접촉에 대한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한 데에 대해서는 "녹취록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같은 당 김효석,김유정 의원이 "정부가 올해 6월과 8월,내년 3월 등 세 차례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는데 이는 남북관계에 대한 철학도 원칙도 없이 방관하다가 내년 선거를 앞두고 살아보려는 비겁한 꼼수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자 현 장관은 "정치적 고려나 목적을 갖고 북한과 비공개 접촉을 하지 않는다"고 비켜갔다.

김성조 한나라당 의원은 "많은 국민이 우리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믿지 않을 것"이라고 하자 김황식 총리는 "북한이 지금까지 해온 행태를 잘 알지 않느냐"며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