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높은 변동을 부리며 시장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리스 문제가 최악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은 생겨나고 있지만 부진한 미 경제지표로 관심이 쏠려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반면 내부적으로는 은행권의 '자문형 신탁'(자문형 특정금전신탁) 판매로 국내 기관이 수급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와 같이 불안한 대외 요인과 우호적인 내부 여건이 맞물리며 지수가 박스권내에 갇힌 모습이다. 투자자들의 성향에 따라 투자전략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 가볍지 않은 경제지표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3일 "'컵 안에 있는 물이 반밖에 없는 것인지 반이나 차 있는 것인지' 가치판단에 대한 물음을 국내 증시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전자에 무게를 두고 있는 투자자라면 현 시점에서 매매에 나서기 보다 조금 더 추세적인 움직임이 나타나는 시점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글로벌 경기둔화 신호가 지수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완만하게 개선되던 미 고용지표 마저 5월 부진을 면치 못했다"며 "미국 경기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놓고 한동안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경기에 대한 우려가 역설적으로 3차 양적완화 프로그램(QE3)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QE3가 시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려면 미국과 금융시장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아야 한다"며 "지금은 QE3을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치닫기보다 자생적인 회복 시그널을 찾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진단했다.

◆ 악재 이면을 '주목'…"조정시 매수 대응"

반면 국내 유동성 여건은 양호한 상황이다. 은행에서 자문형 상품을 판매하게 되면서 국내 부동자금을 흡수,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초부터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도 지속되고 있어 그동안 외국인에 주로 의존해왔던 수급 여건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국내 기관들의 장세 주도력이 강화될 여건을 맞고 있다는 점은 지수 하방경직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할 필요도 있다고 권고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G2의 제조업 지수는 개선속도가 둔화되고 있지만 기준선을 웃도는 추세가 이어진다"며 "중국 경기선행지수는 반등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미시시피강 홍수 등 일시적인 악영향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물가관련 지표의 하락은 인플레이션 부담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란 진단이다.

조병현 연구원도 "상반기 이후 기대감은 여전하기 때문에 물은 반이나 차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며 "지수 하락이 나타날 경우 매수 관점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